글로벌도박 사이트그룹 지주사인 글로벌도박 사이트가 올해 들어 계열사 자금을 눈에 띄게 빨아들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M&A(기업 인수합병)를 통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는데,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27일 글로벌도박 사이트는 '특수관계인으로부터자금차입' 보고서를 공시하고 자회사(2022년 말 기준 지분 62% 보유)인 도박 사이트상역으로부터 55억 원을 연 이자율 6.09%에 빌렸다고 밝혔다. 이번 단기차입은 지난해 9월 금전소비대차 계약에 대한 연장 건으로, 글로벌도박 사이트는 이를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도박 사이트가 도박 사이트상역으로부터 차입한 총 금액은 이날 기준 1470억2200만 원으로, 직전 차입 거래일(2023년 8월 30일 1466억4000만 원)보다 소폭 늘었다.
글로벌도박 사이트가 도박 사이트상역에게 운전자금을 빌리는 건 통상적인 일이다. 글로벌도박 사이트는 2015년 기업분할을 통해 도박 사이트상역을 신설해 캐시카우인 의류사업부문을 넘긴 뒤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지주사로 거듭났다. 이후 글로벌도박 사이트그룹에 유입된 자금은 '도박 사이트상역→글로벌도박 사이트→에스앤에이 등 종속회사→글로벌도박 사이트' 순으로 흘러가는 양상을 보였다.
글로벌도박 사이트가 지급보증을 서 도박 사이트상역 등 계열사들이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영업활동을 펼치고, 계열사 중 매출 규모가 큰 도박 사이트상역이 글로벌도박 사이트에게 운영자금을 빌려주면, 다시 글로벌도박 사이트는 그 돈을 기타 자회사들에게 대여해 준다. 그리고 글로벌도박 사이트는 계열사들로부터 받은 배당금, 이자 등으로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소위 통행세 논란이 불거졌던 대기업집단들과 유사한자금 흐름이다.

문제는 차입금 규모가 최근 급격히 늘었다는 데에 있다. 글로벌도박 사이트의 별도기준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도박 사이트상역이 글로벌도박 사이트에 빌려준 돈은 2020년 767억6946만 원, 2021년 810억7980만 원, 2022년 852억4302만 원으로 매년 조금씩 증가했다. 급기야 올해 들어선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1470억2200만 원까지 확대됐다. 1년도 안 돼 차입금이 72.47% 불어난 것이다. 아울러 글로벌도박 사이트가 또 다른 자회사인 동원페이퍼로부터 차입한 자금도 2022년 100억 원에서 올해 8월 기준 200억 원으로 2배 증가했다. 그 정도로 글로벌도박 사이트의 형편이 좋지 않은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들게 하는 대목이다.
관련 업계에선 글로벌도박 사이트그룹의 적극적인 M&A 행보가 독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글로벌도박 사이트는 최근 수년 동안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평가돼 왔다. 2018년 STX중공업 플랜트사업부문(현 도박 사이트STX엔테크), 2020년 골판지 전문업체 태림, 2022년 쌍용건설 등 글로벌도박 사이트그룹의 본업인 섬유·패션과는 전혀 다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사들였다. 기업 인수합병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후 미국발(發) 금리 인상, 코로나19 후폭풍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도박 사이트그룹의 이 같은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도박 사이트의 당기순이익(별도기준)은 2021년 500억3594만 원에서 2022년 56억5306만 원으로 감소했다. 글로벌도박 사이트그룹의 18개 계열사 중 지난해 순손실을 기록한 업체는 8곳, 이중 도박 사이트STX엔테크, 도박 사이트ESG인베스트먼트는 자본잠식에 빠졌고, 에스앤에이(3212.59%), 에스투에이(1만260.60%), 태범(1378.50%), 아본데일 인베스트먼트(2347.81%) 등은 1000% 이상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M&A 성과를 1~5년 만에 평가하긴 어렵다. 그간 글로벌세아는 M&A 시장에서 큰손으로 존재감을 보여줬고, 일부 좋은 평가도 받았다.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경기가 좋을 때 M&A는 대부분 약이 된다. 그런데 침체기엔 대부분 독으로 작용한다. 유동성이 급격히 메마르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세아그룹이 HMM 인수전에서 아예 빠진 원인도 현금흐름이 아닐까 추정된다"고 말했다. [도박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