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이 이의경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처장(현 성균관대학교 약학대 교수)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 공략, 식약처 대관 역량 강화을 위한 영입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3월 25일 서울 용산구 소재 본사에서 열릴 2025년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의경 사외이사 신규 선임의 건' 등 안건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서울대 약대 출신인 이 후보자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 실장,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회장,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3월 식약처장으로 취임해 이듬해 11월까지 식약처를 이끈 바 있다.

식약처장 취임 당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JW중외제약과 유유제약에서 사외이사로 재직했던 경력으로 인해 공직 후보자의 이해충돌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일부 제약사들로부터 총 35억 원 규모 연구용역 43건을 수주받아 진행한 부분도 식약처장으로서 공정성·중립성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있었다.

제약사 사외이사 경력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던 공직자가 공직 생활을 마친 후에는 화장품회사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것이다.

이 후보자는 식약처장 시절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 공개석상에서 직접 인연을 맺기도 했다. 두 사람은 2020년 5월 식약처 주최로 아모레퍼시픽 본사에서 개최된 '포스트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화장품 CEO 간담회'에서 만나 환담을 가진 바 있다.

▲2020년 당시 이의경 식약처장과 서경배 보증 사이트 회장(사진 가운데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만났다= 보증 사이트 제공
▲2020년 당시 이의경 식약처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사진 가운데 두 사람)이 공개석상에서 만났다= 아모레퍼시픽 제공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주총을 통해 이 후보자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은 피부 미용을 위한 건기식, 이른바 이너 뷰티(Inner Beauty, 먹는 화장품)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아모레퍼식픽그룹의 건기식 브랜드인 '바이탈 뷰티'는 지난해 신경과 전문의, 피부과 전문의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해 피로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 콜라겐 함유 제품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약대 출신의 의약품 전문가인 이 후보자의 능력은 이 같은 아모레퍼시픽의 경영활동에 유무형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대관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식약처장 출신 인사의 사외이사 합류는 건기식, 기능성 원료 등에 대한 인허가·인정 관련 업무, 행정처분·규제 완화 등 민원 업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헤라 센슈얼 누드글로스 5g', '헤라 리치 아이즈 롱래쉬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등이 연이어 식약처로부터 광고업무정지, 판매중지 등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다. [보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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