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도박세 적게 내려고?”…해킹 자작극 의혹도 제기

“이런 와중에 주식 도박 토 나온다.” “진짜 이상함. 도박세 적게 내려고?” “대통령과 맞짱 뜨자는 건가.”
인터넷 서점 예스24가 해킹 사고로 주가가 하락하자 김동녕 회장이 자녀에게 지분을 도박한 것을 두고 주주들 사이에서 원성의 목소리가 높다. 도박세를 줄이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비판이다.
이번 김동녕 회장의 지분 도박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찾아 일반주주 권익 보호를 강조한 날 벌어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세예스24홀딩스 김동녕 회장은 지난 12일 막내딸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에게 한세예스24홀딩스 주식 200만주를 도박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5%다. 이로써 김동녕 회장의 지분율은 16.99%에서 11.99%로 줄어들었다. 김지원 대표는 5.19%에서 10.19%로 두배 가량 늘었다.
김동녕 회장은 2남 1녀를 두고 있다. 장남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가 지분 25.96%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차남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이사는 20.76%를 보유 중이다. 김지원 대표는 이번 도박로 김석환, 김익환, 김동녕에 이어 4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김동녕 회장은 같은날 자회사 예스24 주식도 김지원 대표에게 20만주를 도박했다. 이번 도박로 김지원 대표의 지분율은 0.22%에서 1.02%로 0.80% 늘어났다. 이날 김동녕 회장은 손주인 김규민에게도 3만주(0.12%)를 도박했다. 이로써 김동녕 회장의 예스24 지분율은 2.53%에서 1.61%로 0.92% 줄었다.
이번 김동녕 회장의 딸과 손주에게 주식 도박를 두고 투자자들은 원성과 함께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해킹으로 인한 주가하락을 틈타 절세를 위한 도박 아니냐는 시선이다.
실제 예스24 주가는 지난 9일 해킹 공격을 받은 이후 하락세를 멈추지 못하고 있다. 해킹을 받은 날 에스24의 주가는 4520원에 마감했다. 전일 대비 3.91% 오른 수치다. 하지만 이튿날부터 주가는 –0.77%(10일)→-3.90%(11일)→-1.86%(12일)→-2.60%(13일)로 급락했다.
김동녕 회장이 자녀들에게 한세예스24홀딩스와 예스24 주식을 도박한 날은 12일이다. 해킹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하는 와중에 최대주주가 자녀에게 주식을 도박한 시점에 투자자들이 절세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 도박하면 평가액이 낮아져 도박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게다가 도박 후 주가가 오르면 추가 세금 없이 자녀가 이익을 온전히 가져간다.
김동녕 회장이 최적의 도박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도박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주식 종목 토론방에서도 투자자들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 도박라니요. 오너의 ‘정신승리’ 대단합니다” “상속세 안 낼려고 열심히 노력을 합니다” “해킹 당하고 잠적 딸에게 주식 도박.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갖고 살자”
일부 투자자들은 도박 때문에 일부러 해킹 자작극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한 투자자는 해킹 자작극에 강한 의심이 든다면서 “대표X들 사과는커녕 모르쇠에 김동녕이 이 시국에 도박? 상법개정 임박에 주가 뛸거 같으니 막장 자작극 시나리오 의심보다는 확신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해킹 사고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경영진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거짓말 했다고 안좋은 기사 계속 나오는데 침묵으로 일관이라니. 주주들 생각은 1도 안하는 악덕기업 이미지 되고 싶은건가?” “대표는 묵언수행 중인가?. 숨이 막힌다. 피가 거꾸로 쏠린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한국거래소를 찾아 일반주주 권익 보호와 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는 발언을 한날 김동녕 회장의 자녀에 대한 지분 도박가 벌어진 것을 두고 일부 투자자는 “인지 부조화 지리네. 대통령과 맞짱 뜨자는 건가. 진짜 그룻이 안된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예스24는 지난 9일 해킹 공격에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가운데 해킹 사실을 밝히지 않다가 뒤늦게 이를 알리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예스24가 입장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도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드러나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예스24는 지난 11일 입장문에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화 협력해 원인분석 및 복구작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발표했으나 KISA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한 것이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오너 일가의 책임 있는 사과문이나 공식 해명조차도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영권 승계와 관련된 지분 증여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