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이라는 명제를 두고 미래 생존과 성장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올바른 방향과 동력에 대해 고민한 결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이라는 방향성을 찾게 됐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이 한 말이다. 온라인 도박은 기존 동국제강을 동국홀딩스(지주사), 동국제강(열연사업), 동국씨엠(냉연사업) 등으로 인적분할하는 방식으로 지주회사인 동국홀딩스를 설립했다. 온라인 도박은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절차를 거쳐 창립 70주년인 오는 2024년 지주사 체제로 공식 전환할 전망이다. '지주사 전환 앞둔 온라인 도박, ESG 경영의 暗'에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온라인 도박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저해할 만한 요인들을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측면에서 분야별로 짚고, 마지막편에선 온라인 도박이 이를 극복하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소개한다. 〈편집자주〉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는 온라인 도박. (위부터) 동국홀딩스, 온라인 도박, 동국씨엠 CI=온라인 도박 제공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되는 온라인 도박. (위부터) 동국홀딩스, 동국제강, 동국씨엠 CI=온라인 도박 제공

"사회 영역에서는 구성원을 중요한 이해관계자로 인식해 인권경영 체계를 수립하고, 인권 설문조사를 실시해 구성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청취했다. 동국제강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동국제강과 함께 모든 이해관계자의 인권을 존중하고 보호하고자 인권경영 추진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관리 역량을 고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7월 '2023 동국홀딩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도박과 장세욱 동국홀딩스 부회장이 시장 구성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다. 온라인 도박은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계기로 고객과 임직원은 물론, 협력업체, 투자자, 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온라인 도박이 스스로 공개한 사회적 지표를 살펴보면, 온라인 도박이 설정한 이해관계자 범위엔 협력사, 지역사회는 여전히 제외된 눈치다. 협력업체 소속 직원과 지역사회 관계자들의 죽음을 아예 '죽음'으로도 인정하지 않는 듯한 차가움이 느껴졌으며, ESG경영의 기반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에도 소홀한 것처럼 여겨질 만한 대목도 보였다.

데이고, 추락하고, 끼이고…최근 5년간 사망자 7명
동국제강이 인정한 죽음은 1명…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나


▲지난 2월 대검찰청 앞에서 장세욱 온라인 도박 부회장 고소 기자회견을 연 산업재해 사망 유가족과 시민단체. 사진 제공=온라인 도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
▲지난 2월 대검찰청 앞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고소 기자회견을 연 산업재해 사망 유가족과 시민단체. 사진 제공=동국제강 비정규직노동자 산재사망사고 해결 촉구 지원모임

동국제강그룹은 우리나라 노동계에서'죽음의 기업'으로 분류하는 업체 중 하나다. 동국제강그룹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선 최근 5년 동안 7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이들 대부분은 현장 안전관리 부실에 따른 산업재해로 인해 뜨거운 액체에 데이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고, 무거운 장비 틈에 끼이면서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2018년 7월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선 동국제강 소속 노동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기아연도금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전해액 펌프 설비가 고장이 나 예비용 펌프를 돌리던 중 고온의 전해액이 지나가는 배관이 폭발하는 바람에 화상을 입고 사망한 것이다. 해당 예비용 펌프는 설치 1년 만에 첫 가동된 설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2월엔 인천 소재 창고형 공장에서 장비 해제 작업을 하던 50대 하청업체 직원이 12m 높이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일이 있었고, 2020년 1월엔 부산공장에서 유압기 설비를 수리하던 40대 하청업체 노동자가 장비 사이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2021년엔 2건의 중대재해가 있었다. 동국제강 포항공장의 식자재 납품업자가 화물 승강기에 끼여 지난 1월 숨졌다. 같은 해 2월엔 부산공장에서 근무하던 동국제강 소속 50대 노동자가 무게 6.3톤에 달하는 코일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후자의 경우 현장에 작업지휘자 없이 2인 1조로 해야 할 업무를 혼자서 하다가 이 같은 사고가 터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리고 2022년 3월 포항공장에서 천장크레인 수리하던 30대 하청업체 직원이 크레인 안전벨트 등 장비에 끼여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김연극 전 동국제강 대표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으며, 유족들은 올해 2월 오너일가인 장세욱 대표를 고소했다.

이밖에 2023년 2월에도 동국제공 포항공장에서 고철을 운반하던 하청업체 소속 차량 기사가 차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지는 일도 있었다.

▲온라인 도박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가 단 1명온라인 도박 기록돼 있다
▲온라인 도박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산재 사망자가 단 1명으로 기록돼 있다

위 사건 중 대부분은 온라인 도박 측의 잘못이 인정돼 사법부에서 회사와 관련자들에게 벌금형 등 처벌을 내린 사안들이다.

하지만 온라인 도박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공개한 안전관리 관련 지표상 사망자 수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단 1명에 불과하다. 해당 기간 온라인 도박 사업장에서 숨진 이해관계자는 원하청 직원과 식자재 납품업자를 포함해 5명, 그럼에도 온라인 도박은 2021년 발생한 원청 노동자의 끼임 사망 사고만을 사망자 수에 반영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온라인 도박의 통계 작성 기준 때문으로 보인다. 온라인 도박 측은 "(안전관리 관련 지표에) 표시된 모든 협력사 지표는 '사내 협력사 기준'으로 작성됐다"고 알리고 있다.

분명 온라인 도박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숨진 이들이, 온라인 도박이 작성한 보고서에선 아예 존재하지도 않고 있는 셈이다.

경쟁사는 기부금 대폭 확대…온라인 도박은 주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온라인 도박의 약속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사회공헌을 위한 지출 규모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상 온라인 도박이 사회공헌·지역사회 소통에 투자한 비용은 2020년 3억2100만 원에서 2021년 6억9100만 원을 2배 이상 늘었다가, 지난해 5억7200만 원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 비중도 0.1%에서 0.86%로 확대됐다가, 0.07%로 급락했다. 통상적으로 기업 기부금을 비교할 땐 액수 자체가 아닌 영업이익 또는 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을 기준으로 삼는다. 회사 규모에 따라 기부에 대한 부담도 다르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에서 얻은 이익을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행위라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사회공헌 투자에 소홀해 보이는 경향은 올해에도 목격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업보고서상 2023년 1~3분기 지주사인 동국홀딩스가 기부금 항목으로 별도기준 재무제표에 반영한 금액은 2억8400만 원이다. 같은 기간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그것은 각각 8200만 원, 1800만 원으로, 3사의 총 기부금은 3억8400만 원이다. 분할 영향으로 전체 영업익 대비 기부금 비율을 정확히 계산하긴 어려우나 대략 0.09%로 추정된다.

이는 경쟁사로 분류되는 현대제철, 세아제강에 비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현대제철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상 사회공헌 투자액(전사 기부금+공익성 예산)은 2020년 105억4100만 원, 2021년 118억6700만 원, 2022년 150억6000만 원으로 매년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익 대비 비율은 1.44%, 0.48%, 0.93%로 집계됐다. 올해의 경우 지난 9월 말 기준 51억5309만 원을 기부금 항목으로 반영했다. 영업익 대비 비율은 0.50%다. 체급이다르니 액수 자체는 비교할 수 없지만, 영업익 대비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동국제강과 최소 2배에서 최대 14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세아제강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상 사회공헌 비용(그룹 통합)이 2020년 5억6400만 원, 2021년 6억7200만 원, 2022년 8억6700만 원으로 매년 확대됐다. 같은 기간 영업익(그룹 홈페이지 내 실적 현황 기준) 대비 비중은 0.70%, 0.11%, 0.11% 등으로, 동국제강과 비슷하거나 소폭 많은 편이다. 올해에는 지난 9월 말 기준 그룹 양대 지주사인 세아홀딩스, 세아제강지주가 연결재무제표에 비용 처리한 기부금이 총 9억1400만 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금액을 넘어섰다. 양사 합산 영업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12%다.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온라인 도박 온라인 도박공헌 전략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긴 온라인 도박 사회공헌 전략

온라인 도박이 안전관리와 사회공헌에 아예 소홀한 건 아니다. 지난해 온라인 도박은 안전보건 분야에만 약 480억 원을 투자해 전(全)사업장에 안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같은 해 12월 안전보건 십계명을 수립하면서 '중대재해 제로, 재해율 30% 감소'라는 목표를 내세우기도 했다.

또한 사회공헌제도를 새롭게 개편해 중장기적 정책을 시행 중이며, 특히 대법원이 철강사 사내 하청 노동자 사용을 불법파견으로 규정하자 지난 11월 사내 하청 노동자 1000명을 직접 고용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한편, 한국ESG기준원(KCGS)은 2023년 동국제강의 사회(S) 등급을 A로 평가했다. 현대제철(A+)보다는 뒤처지고, 세아제강(A)과는 같다. [온라인 도박]

저작권자 © 온라인 도박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