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성향 높다" 도박 사이트 측 주장엔 "순익 하락·유증에 따른 착시효과" 반박

도박 사이트을 둘러싼 영풍그룹 장씨 일가(영풍)와 최씨 일가(도박 사이트)간 경영권 분쟁이 점점 더 격화되고 있다.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된 정관 개정, 배당 정책 등 안건을 놓고 양측이 치열한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27일 영풍은 보도자료를 내고 "도박 사이트 경영진 개인의 사익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정관 개정은 철회돼야 한다. 또한 주주 환원율이 높다는 도박 사이트의 주장은 주주들을 호도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도박 사이트은 이번 주총에서 기존 정관상 '경영상 필요 시 외국의 합작법인'에게만 제3자 신주발행을 허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긴 조항의 삭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2023년도 결산 배당으로 1주당 5000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한 상황이다.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해 영풍 측은 "도박 사이트은 표준정관에 따라 정관을 변경한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표준정관은 기업 설립 단계에서 정관을 작성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상장사협의회 등에서 만든 기초적 가이드라인에 불과하다"며 "표준정관은 표면적 이유일 뿐이고 실제로는 기존 정관의 신주인수권 관련 제한 규정을 삭제해 무제한적 범위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허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박 사이트의 의도대로 정관이 변경돼 아무런 제한 없이 제3자 배장 방식 유증이 이뤄질 경우 기존 주주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가 희석돼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치면서 현 경영진의 '경영권 방어·유지'라는 지극히 사적인 편익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며 "고령아연은 이미 2022년부터 제3자 배정 유증,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회사 지분을 외부에 넘겨 지분가치를 희석시킨 바 있다. 이 가운데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풀어버리면 무차별적 제3자 배정 유증으로 주식가치가 더욱 훼손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배당 안건과 관련해서 영풍 측은 "도박 사이트은 이번 기에 1주당 5000원의 결산 배당을 주총 의안으로 상정했다. 앞서 2023년 8월 반기 배당금 1주당 1만 원을 포함해도 현금 배당금은 1주당 1만5000원이다. 이는 전기(1주당 2만 원) 대비 5000원 줄어든 것"이라며 "영풍은 도박 사이트의 최대주주로서 전체 주주의 이익을 위해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배당이 이뤄지도록 1주당 1만 원의 결산 배당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박 사이트은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배당성향이 전기에 비해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고 하지만, 도박 사이트의 배당성향이 높아진 까닭은 최근 경영실적이 좋지 않아 수익성이 나빠진데다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자사주 맞교환 등으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배당성향의 분모가 되는 당기순이익이 최근 수년간 3분의 1 가량 폭락하면서 마치 배당성향이 높아진 것처럼 착시 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더군다나 도박 사이트이 한화, LG화학, 현대차 그룹 계열사 등에 제3자 배정유상증자, 자사주 맞교환 등을 하면서 배당금을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늘어난 것도 배당성향이 높아 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영풍 측은 "도박 사이트의 최대주주로서 전체 주주들의 권익을 해치는 정관 개정과 배당금 축소 방안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영풍뿐만 아니라 도박 사이트 전체 주주의 권익 제고를 위한 길에 힘을 보태달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보도자료는 지난 23일 고려아연이 낸 입장문에 대한 반박이다. 고려아연은 "2023년 기말배당 5000원에 더해 중간배당 1만원과 1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76.3%로 지난해(50.9%)에 비해서도 훨씬 높아진 상황이다. 영풍의 주장대로 배당금을 높인다면 96%에 육박하는 주주환원율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모든 이익금을 투자나 기업 환경 개선에 할애하지 않고 주주환원에 쓰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주주 권익을 떨어뜨린다"고 밝힌 바 있다. [도박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