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건설업계가 고(高)원자재가·고금리·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 속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까지 터지면서 최악의 경영환경에 직면한 모양새다. 당분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상황인 만큼, 업계 내에선 '탈건'(건설업계 탈출) 현상이 보다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몇몇 국내 대형 도박 사이트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인력 구조조정 준비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구조조정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관련해 전문 컨설팅업체에 자문을 구한 업체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사업이나 플랜트사업 대비 국내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도박 사이트사들을 중심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미 대형 도박 사이트사 대부분은 본사 인력을 현장으로 재배치하는 조치를 선제적으로 단행했고, 이 같은 조치로도 유동성 확보가 어려운 일부 업체들이 인건비 감축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도박 사이트은 물론이고, 부실 사업장이 많은 도박 사이트사들이 인원 감축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상장 5대 도박 사이트사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5개 업체 중 4곳이 지난해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비중을 늘리거나, 정규직(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비정규직 비율은 2022년 말 21.96%에서 2023년 3분기 23.98%로 확대됐으며, 같은 기간 현대건설의 그것도 35.58%에서 37.02%로 올랐다. 대우건설은 정규직 직원 수를 10명 줄이는 대신 비정규직을 133명 늘렸고, GS건설도 정규직을 28명 감원하는 대신 비정규직을 33명 증원했다. DL이앤씨(구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직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올해 탈건 현상을 더욱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커 보인다. 도박 사이트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탈건 흐름이 확대돼 왔다. 워라벨(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젊은 구성원들을 중심으로 보수적인 기업문화, 잦은 야근과 주말 근무 등에 환멸을 느끼는 직원들이 이·전직에 나선 것이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전 부문)의 자발적 퇴직자 수는 2021년 261명에서 293명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현대도박 사이트의 자발적 이직률은 1.77%에서 4.06%로 확대됐다. GS도박 사이트의 자발적 이직률은 5.4%에서 9.8%로 늘었으며, DL이앤씨의 자발적 이직·퇴직률도 7.6%에서 9.4%로 올랐다.
이 가운데 업황 부진 속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구성원들이 생기면서 탈건 흐름이 더 가속화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 도박 사이트사 인사팀 관계자는 "기존 탈건의 명분은 '힘들어서'였는데, 최근엔 '미래가 안 보여서'로 바뀐 거 같다. 30대 미만 직원들은 당연하고, 40대 직원들 사이에서도 기회가 있으면 탈출해야 한다는 말이 들린다"며 "가장 큰 문제는 신규채용이다. 아무리 인력 규모를 줄인다고 해도 새로운 우수 인재 채용은 이뤄져야 하는데, 요즘 취업시장에서 도박 사이트사 인기가 바닥까지 내려간 거 같다. 일단 들어와서 탈건이라도 하면 다행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했다.
다만, 또 다른 관계자는 "탈건도 쉽지 않다. 건설업만 힘든 게 아니라 전체 경기가 침체기이기 때문에 이·전직이 어렵다. 좋은 자리가 나야 이동을 할 게 아닌가"라며 "지금 자리에 어떻게든 붙어있는 게 상책이라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도박 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