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관계有 법무법인 소속 인물 사외이사 선임·재선임 추진

온라인 검증 사이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시즌에도 사외이사에 대한 독립성 훼손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거래관계가 있는 법무법인 소속 인물들을 이사회 멤버로 계속 영입하고 있어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온라인 검증 사이트는 오는 26일 경기 용인 수지구 소재 카카오AI캠퍼스에서 열릴 2025년도 정기 주총에서 '사외이사 진웅섭 재선임 의안',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엄상섭 선임 의안' 등을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온라인 검증 사이트가 공시한 주주총회 소집 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진웅섭 후보자는 금융정보분석원장,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 등을 거쳐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제 10대 금감원장을 지낸 인물로, 현재는 법무법인 광장에서 고문 역할을 수행 중이다.

진 후보자가 온라인 검증 사이트 이사회에 합류한 건 2021년 3월, 2022년 3월부터는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그는 3년간 사외이사 임기를 마친 후 2024년 3월 사외이사(임기 1년)로 재선임됐다. 이어 올해에도 임기 1년짜리 사외이사로 다시 선임되는 것이다.

엄상섭 후보자는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부장판사, 수원지방법원·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 등을 역임한 법조인으로, 현재는 법무법인 지평 소속 파트너 변호사다.

온라인 검증 사이트 측은 "진 후보자는 이사회 의장으로 경륜과 리더십을 발휘해 이사회가 건전 경영을 기초로 견제와 균형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경영 판단이 이뤄지는 데 이바지한 점을 높이 평가해 추천했다"며 "엄 후보자는 은행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하지 않고 은행 경영에 대한 견제·감독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것으로 판단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진웅섭 법무법인 광장 고문(왼쪽), 엄상섭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각 사(社) 제공
▲진웅섭 법무법인 광장 고문(왼쪽), 엄상섭 법무법인 지평 파트너 변호사=각 사(社) 제공

문제는 진 후보자가 속한 법무법인 광장, 엄 후보자가 속한 법무법인 지평 모두 온라인 검증 사이트와 직간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로펌이라는 데에 있다. 회사와 중대한 이해관계·거래관계가 있는 업체 출신 사외이사들의 경우 해당 회사 내부에서 경영진을 효과적으로 감시·감독·견제할 수 있을지에 대해 물음표가 붙을 수밖에 없다.

법무법인 광장은 최근 3년 내 온라인 검증 사이트와 법률 자문 관련 거래 계약을 맺은 사실이 있다. 또한 광장은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대주주인 카카오와 한국인터넷신문협회간 법적 분쟁에서 카카오의 편에 선 적이 있으며, 특히 지난해에는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사태에 연루된 배재현 전(前)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대리하기도 했다.

엄 후보자가 파트너 변호사로 재직 중인 법무법인 지평도 마찬가지다. 최근 3년 내 온라인 검증 사이트와 법률 자문 관련 거래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있다. 2023년 온라인 검증 사이트가 인도네시아계 인터넷은행인 슈퍼뱅크 지분 10%를 인수할 당시 지분 투자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 게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온라인 검증 사이트 측은 "두 후보자는 당사의 소송을 수행하거나 관련 자문을 직접 담당한 사실이 없어 독립성 훼손 우려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결권 자문사들은 거래관계 또는 이해관계가 있었던 기업 또는 조직에 속해 있는 사외이사 후보의 경우 사외이사로서 해당 거래관계나 이해관계로 인해 독립성 및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는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 선임 안건에 대해 주로 반대를 권고하고 있다. 후보자에게 직접적 거래관계·이해관계에 따른 결격 사유가 없더라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의결권 자문사인 CGCG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카카오뱅크가 2024년 정기 주총 때 '사외이사 진웅섭 재선임 안건'을 처리하려는 것에 대해 "회사와 거래관계가 있는 법무법인에 소속된 임직원은 사외이사로서 독립성 훼손 우려가 있다고 판단돼 진 후보자의 재선임에 반대할 것을 권고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온라인 검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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