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환경 경영'을 표방하던 온라인 도박의 환경 관련 지표가 지난해 대거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워싱'(Greenwashing, 실제론 친환경 경영을 펼치고 있지 않음에도 환경친화적인 것처럼 위장하는 기업들의 행위를 뜻함)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온라인 도박이 공개한 '2024 온라인 도박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도박의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발생량, 용수 취수량 등 주요 환경 지표가 지난해 대부분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온라인 도박(본사 및 12개 국내 사업장)이 최근 3년간 배출한 온실가스(Scope1·2)는 2021년 1만680tCO2eq(이산화탄소상당량톤), 2022년 1만2671tCO2eq, 2023년 1만2665tCO2eq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 집약도는 2.08tCO2eq/억 원, 2.36tCO2eq/억 원, 2.44tCO2eq/억 원으로 우상향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자체는 지난해 소폭 줄었지만, 사업 규모 대비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집약도 지표는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또한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300배 이상 강력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₂O) 배출량이 증가(2021년 51.22톤-2022년 62.53톤-2023년 63.84톤)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에너지 소비량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온라인 도박이 최근 3년간 사용한 에너지 총량은 2021년 218.49TJ(테라줄), 2022년 261.13TJ, 2023년 261.36TJ로 매년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사업 규모 대비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에너지 집약도 역시 0.042TJ/억 원, 0.048TJ/억 원, 0.051TJ/억 원으로 확대됐다.
폐기물 발생량의 경우엔 '디테일의 악마'가 숨어있었다. 온라인 도박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선 2021년 588톤, 2022년 659톤, 2023년 652톤 규모 폐기물이 발생했다. 폐기물 발생량 자체는 지난해 소폭 줄었으나, 폐유·폐산 등 주변환경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높은 유해 물질을 뜻하는 지정폐기물 발생량은 93.38톤, 134.38톤, 143.60톤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더욱이 전체 폐기물 중 재활용 처리된 폐기물은 2022년 410톤에서 2023년 378톤으로 축소됐다.
디테일의 악마가 숨어있는 건 포장재도 마찬가지다. 온라인 도박은 2021년 443톤, 2022년 337톤, 2023년 463톤의 포장재를 사용했다. 지난해 포장재 폭증을 견인한 건 '플라스틱류'다. 온라인 도박이 쓴 플라스틱류 포장재는 2022년 176.61톤에서 2023년 248.12톤으로 40.49% 늘었다. 같은 기간 비닐류 포장재는 49.61%(27톤→41톤), 유리병은 42.80%(51톤→73톤), 금속캔은 35.49%(75톤→101톤) 각각 증가했다.
이밖에 용수 취수량은 2021년 6만8753톤, 2022년 8만8131톤, 2023년 8만9154톤으로 매년 확대됐다. 또한 같은 기간 온라인 도박이 사용 후 방류한 용수에 포함된 수질 오염물질 배출량은 2.06톤, 2.58톤, 2.62톤으로 매년 늘었다.
온라인 도박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5176억 원, 영업이익 280억 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4.80%, 영업이익은 1.72% 각각 감소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온라인 도박은 더 많은 온실가스와 폐기물,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더 많은 에너지와 물, 포장재를 사용한 것이다.

이는 그간 온라인 도박이 대내외에 내세운 친환경 경영 기조와 정반대되는 행보인 만큼, 그린워싱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영진 온라인 도박 회장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온라인 도박은 환경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식하고 1990년대 당시 생소했던 친환경 경영을 시작하며 건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선도적인 정책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다만, 온라인 도박은 최근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도박은 지난해 충북 음성 공장을 친환경 사업장으로 만들고자 LS일렉트릭과 계약을 체결하고, 해당 공장에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과 태양광 설비를 구축한 바 있다.
또한 향후 3년 동안 에너지 관리시스템 운영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 친환경 포장 확대와 업사이클링 활동 확대를 통한 폐기물 감축, 친환경과 지속가능성 가치를 담은 제품 출시 확대 등 중장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윤주연 온라인 도박 부사장은 올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온라인 도박뿐만 아니라 지속가능경영을 한다는 모든 기업에게 있어 공급망 전체의 환경경영 수준을 높이는 일이 가장 어려운 과제"라며 "지속가능경영 자체가 제도화, 상식화되어서 크든 작든 간에 모든 기업들이 환경경영을 필수로 하는 시대가 빨리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한독은 관절염·근육통 치료제 '케토톱', 소화제 '훼스탈', 숙취해소제 '레디큐' 등으로 널리 알려진 제약사다. [온라인 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