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랜드그룹 건설 계열사인 도박이 김영규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새로운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금융비용이 급증하면서 재무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점을 감안한 인사로 풀이된다.
16일 도박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임원의변동 보고서를 공시하고 지난 3월 김영규 CFO를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로 도박은 기존 김일규·박원일·윤성대 각자 대표 체제에서 박원일·김영규 각자 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김영규 신임 대표는 만 38세(1986년 1월생)의 젊은 나이에 도박 사령탑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김 대표는 고려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2010년 이랜드그룹에 입사해 2018년 그룹 CSO실(최고전략기획실) 컨트롤타워 팀장, 2019년 베트남 부동산 개발 팀장, 2022년 1월 이랜드건설 시행본부 실장 등을 거쳐 2022년 7월부터 이랜드건설 CFO를 역임 중이다. 그룹 차원에서 임원으로 조기 육성한 인물인 것으로 해석 가능한 이력이다.
이랜드그룹이 CFO를 맡고 있는 그를 새 대표이사로 낙점한 건 현재 도박의 불안정해진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건설은 2023년 매출 3749억9937만 원, 영업이익 570억997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91.69%, 영업이익은 40.37% 각각 증가한 수준이다.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거둔 매출이 2.7배 가량 확대된 영향이다. 특히 임대주택 리츠회사(이베데스다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들로부터 많은 매출을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됐다. 도박은 지난해 117억3530만 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이자비용이 2022년 55억4009만 원에서 2023년 120억651만 원으로 급증하면서 전체 금융비용이 133.84% 늘어난 결과다. 미수금이 211억2640만 원에서 573억8887만 원으로 불어난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리츠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김 대표는 이랜드그룹과 코람코자산신탁이 함께 설립한 리츠사(社)인 이리츠코크렙(2023년 말 기준 이랜드리테일 지분 45% 보유)이 2018년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할 당시 IPO(기업공개) 작업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3월 이리츠코크렙의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또한 이랜드건설 신임 대표로 내정된 직후인 지난 3월 15일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기업형 장기임대 도입을 위한 간담회'에 이랜드건설 대표로서 참석하기도 했다. [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