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사이트이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한다. 양사 대주주인 이마트의 결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 14일 보증 사이트은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합병 비율은 '1 : 2.4004789'로, 합병법인인 보증 사이트의 주당평가액은 1만2947원, 피합병법인인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주당평가액은 3만1079원으로 산정됐다. 양사의 합병 절차는 오는 12월 주주총회를 거쳐 2024년 1월 25일(합병기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번 합병은 건설-리조트 사업을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경영 효율을 증대시키기 위한 조치라는 게 보증 사이트의 설명이다. 보증 사이트은 본업인 건설업 외에 골프장, 아쿠아필드 등 레저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보증 사이트 측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숙박업과 골프장업 등 전문휴양업을 영위하고 있는 업체로, 본 합병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건설 및 리조트 사업을 통합해 전문적인 제반 역량 증대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합병에 양사의 대주주인 이마트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보증 사이트의 최대주주는 이마트(지난 9월 말 기준 지분율 42.7%)이며,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이마트의 완전자회사(지분 100%)다.
이마트는 2023년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779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수준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밑돈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보증 사이트의 영업손익이 큰폭으로 적자전환한 결과라며, 실적 부진의 책임을 보증 사이트로 돌렸다. 동분기 보증 사이트은 485억 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보증 사이트이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이유는 원자재 가격 상승, 고금리 현상 장기화 등 때문으로 보인다. 보증 사이트은 올해 3분기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7.14%)을 올렸지만, 원가율은 92.80%에서 100.41%로 급격히 악화됐고, 여기에 판관비(판매비와관리비)까지 157.96% 뛰면서 원가 방어에 실패했다. 또한 같은 기간 금융비용이 1069.33% 급증해 당기순손익도 큰폭으로 적자전환(-422억 원)했다.
반면, 레저부문은 경영환경 악화 속에도 실적 개선을 이뤘다. 보증 사이트 레저부문의 올해 1~3분기 누계 매출은 639억567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0억 원 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45억8090만 원에서 +57억3941만 원으로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최근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보증 사이트 레저부문을 더욱 강화해 연결 실적을 회복하겠다는 이마트의 판단이 이번 합병 배경에 깔린 것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아울러 업계 일각에선 양사의 합병이 이마트 차원의 자산유동화 작업의 일환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5월 이마트는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리조트사업부문 전체를 신세계가 대주주로 있는 신세계센트럴시티에 748억 원에 팔았다. 합병 목적이 단순히 보증 사이트의 재무구조 개선과 레저부문 강화라면, 굳이 양사의 합병 전에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리조트사업부문을 신세계 측에 수백억 원을 받고 넘길 이유가 없어 보인다.
이마트는 코로나19 사태 전후로 연이어 단행된 M&A로 인해 최근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2018년 89.1% 수준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이 올해 3분기 150.5%로 뛰었고, 같은 기간 단기차입금은 1조6639억 원에서 3조1160억 원으로 1조5000억 원 가량 확대됐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각종 사업부문을 통폐합하거나 정리하고, 점포 토지·건물 등 부동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자산유동화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