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 사이트그룹의 무게 중심이 '배팅 사이트'에서 '에스피'로 조금씩 넘어가고 있다. 오너일가인 정도원 회장(2세)에서 그의 아들인 정대현 사장(3세)으로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표그룹은 정대현 사장의 개인회사로 분류되는 에스피네이처(2022년 말 기준 정대현 보유 지분 71.95%)에 지난해 1월 1일부터 BCT(벌크 시멘트 트레일러) 운반비 정산 업무를 사실상 넘겼다. 기존 삼표(현 삼표산업에 흡수합병)에서 관장하던 정산 업무가 에스피네이처, 에스피에스엔에이(에스피네이처 보유 지분 100%), 청암(에스피네이처 보유 지분 49%) 등으로 이관된 것이다.

운반비 정산 업무 이관 화물은 포틀랜드 시멘트, 플라이애쉬, 슬래그, 2~3성 분계 시멘트 등으로 파악된다. 삼표그룹 측은 지입차주 등에게 보낸 공지사항을 통해 "정산법인이 에스피에스엔에이, 에스피네이처 동서울공장·광주공장, 청암 등으로 변경된다. 삼표산업, 삼표 레미콘·몰탈공장으로 납품되는 물량을 제외한 나머지 운송분은 위 4개 법인으로 각각 계산서를 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같은 조치가 이뤄지고 1년 후인 올해 초 에스피네이처는 화주-차주를 직접 연결해 주고 정산까지 도와주는 디지털 운송 앱인 '배차장'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에스피네이처 측은 "향후 (배차장의) 영역을 확대해 레미콘, BCT, 화물차량 등 건설업 종사 차량 등으로 서비스를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선 경영권 승계를 마치기 위한 포석을 두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포석으로 보이는 부분이 또 있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서비스 키프리스를 살펴보면 2023년 8월 에스피네이처는 지난 8월 새로운 CI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기존 CI에 담긴 'SP NATURE'(에스피네이처)에서 'NATURE'가 빠지고, 삼표의 영문 약자(SamPyo)인 'SP'만 새 CI에 표기됐다.

'배팅 사이트그룹'에서 '에스피그룹'으로, 부친 정도원 시대에서 아들 정대현 시대로 향하는 것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배팅 사이트그룹 CI(왼쪽), 배팅 사이트쳐가 상표권 출원한 새로운 CI
▲배팅 사이트그룹 CI(왼쪽), 에스피네이쳐가 상표권 출원한 새로운 CI

실제로 삼표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마침표를 찍기 직전인 상태다. 삼표그룹은 지난 5월 자회사인 삼표산업이 모회사인 삼표를 흡수합병하는 조치를 단행했는데, 이에 앞선 3월 에스피네이처는 삼표산업의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된 신주(보통주 195만 주)를 사들였다. 이를 통해 정대현 사장은 삼표그룹의 새로운 지주사가 된 삼표산업 지분을 약 23.5% 직접 보유(정대현 5.22%+에스피네이처 18.23%)하게 됐다. 부친인 정도원 회장(30.33%)과의 지분 격차는 기존 약 17%에서 7% 가량으로 줄었다.

이제 삼표그룹 오너일가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남은 일은 정대현 사장이 최소한의 비용을 들여 정도원 회장이 갖고 있는 지분 일부만 확보하는 것이다. 증권가에선 두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정대현 사장 또는 에스피네이처가 매매·증여를 통해 삼표산업 주식을 사들이거나, 에스피네이처를 삼표산업과 합병시키는 것이다. 어떤 방법을 택하든 정대현 사장과 에스피네이처에게 일감과 돈을 몰아줘 개인과 법인의 자산·기업가치를 극대화해야 오너일가에게 유리하다.

중론으로 평가되는 시나리오는 후자다. 앞서 화물 운반비 정산 업무 이관 사안과 같이 최근 배팅 사이트그룹이 에스피네이처의 몸집 부풀리기에 혈안이 돼 있는 것처럼 보여서다.

에스피네이처는 지난해 연결기준 725억2374만 원의 매출을 삼표산업 등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19.24%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에스피네이처가 특수관계자에게 받아야 할 돈(매출채권)은 75억1460만 원에서 212억3612만 원으로 182.60% 늘었다. 삼표산업에 대한 매출채권이 296.06% 확대(약 41억 원→약 165억 원)된 영향이 컸다. 또한 에스피네이처가 삼표·삼표산업에게 빌려준 대여금은 90억 원에서 910억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일감 몰아주기는 물론, 앞서 거론한 유상증자, 그리고 삼표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사업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표그룹은 성수동 삼표 레미콘 공장 땅을 매입하기 위해 2022년 8월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PFV)를 설립, 이 PFV를 통해 같은 해 9월 현대제철로부터 공장 부지를 약 3800억 원에 넘겨받은 바 있다.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는 삼표산업이 지분 95%를 보유한 업체다. 이후 삼표그룹과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는 올해 들어 마이트성수 등 SPC(특수목적법인)를 세워 개발사업 진행을 위한 자금을 조달 중에 있다.

▲(왼쪽부터) 정도원 배팅 사이트그룹 회장, 그의 아들인 배팅 사이트 사장
▲(왼쪽부터) 정도원 배팅 사이트그룹 회장, 그의 아들인 정대현 사장

이와 관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가 추진하는 성수동 배팅 사이트 레미콘 공장 부지 개발사업에 정대현 사장 개인회사인 에스피네이처, 배팅 사이트그룹 오너일가의 가족회사인 에스피에스테이트(2022년 말 기준 지분 구조 정도원 50.51%·정대현 25.00%·정지선 9.50%·정지윤 14.99%) 등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으로 배팅 사이트그룹 오너일가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실탄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놓고 하면 여론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정대현 사장의 자산과 에스피네이처의 기업가치를 최대한 제고하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영권 승계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것으로 여겨지는 대목이 하나 더 있다. 자본시장 정보미디어 더벨은 지난 11일 '삼표 승계 지렛대 에스피네이처, 기업가치 확대 본격화'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최근 에스피네이처가 전략기획·재무 담당자를 구하는 등 이례적으로 인재 확보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향후 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삼표산업과의 합병 비율 등을 고려해 에스피네이처의 가치를 빠르게 향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에스피네이처는 향후 국내외에서 M&A(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철 스크랩 등 자체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동남아 건자재 사업에도 진출할 전망이다. 모두 기업가치 제고와 직결되는 사안들이다. [뉴스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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