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현대백화점, 보증 사이트 증정 이벤트…호응 커
비즈니스 모델·관련 법규 미비, 신중해야 지적도

[뉴스드림=설동훈 기자]유통업계가 개성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사업의 확대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유통업계가 새로운 마케팅·사업 첨병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보증 사이트(대체불가토큰)다.
보증 사이트는 암호화된 거래 내역을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남겨 고유성을 인정받는 가상자산이다. 자신의 소유라는 고유번호가 붙여지는 만큼 희소성의 가치가 있는 것은 물론 다시 매매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투자수단이 될 수 있고 이로 인해 MZ세대로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보증 사이트를 활용한 마케팅에 소비자들이 예상을 뛰어 넘는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앞으로 신기술을 이용한 마케팅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백화점을 중심으로 진행한 무료 보증 사이트 제공 행사에 고객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들 업체들은 행사를 통해 모바일 앱 고객 유입 효과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이 증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알려졌다.
모바일 앱 고객 유입·매장 방문객 증가…‘두 마리 토끼’ 잡아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백화점 업계 최초로 자체 보증 사이트를 선보이면서 모바일 앱에서 추첨을 통해보증 사이트를 무료 배포하는 이벤트를 시작했다. 올 봄 신세계백화점 테마 이미지인 ‘스프링 바이브스(Spring Vibes)’를 보증 사이트로 발행해 백화점 모바일 앱 이용자에게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다.
이번 보증 사이트는 미국 3D 앝스트인 베레니스 골먼과 신세계가 협업해 만든 이미지로 신세계백화점 측은 누적 응모건수가 15만 건을 상회할 정도로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았다고 밝혔다. 또 이달 중에는 프라다의 신상품 모델 화보도 보증 사이트로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더현대 서울 오픈 1주년을 기념해 프로필 사진 보증 사이트인 ‘메타콩즈’와 협업해 총 총 1억원 상당의 ‘보증 사이트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오는 20일 까지 현대백화점 또는 더현대 서울의 인스타그램에 더현대 서울에 마련된 ‘보증 사이트갤러리’를 방문하고 방문 인증샷과 지정 해시태그를 올리면 추첨을 통해 총 16명의 당첨자 개인명의 전자지갑에 ‘메타콩즈’ 보증 사이트를 증정한다.
이번 이벤트에 현재까지 5,000여명이 응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기존 SNS 참여형 이벤트 참여건수가 수 백 건에 그치는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의 반응이 가히 폭발적임을 알 수 있다.
이와 함께 현대백화점은 국내 최초로 메타콩즈 보증 사이트 6개를 비롯해 가수 선미가 참여한 ‘선미야 클럽’과 ‘르네상스 보증 사이트’로 화제를 모았던 유근상 작가의 보증 사이트를 선보이는 ‘디지털 보증 사이트 갤러리’도 운영한다.

편의점도 보증 사이트 마케팅 가세…전방위적 확대 양상
보증 사이트 마케팅은 백화점 업계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백화점들의 보증 사이트 마케팅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면서 편의점 업계도 동참하는 등 보증 사이트 이벤트는 전방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편의점 업계 최초로 보증 사이트를 제작해 선보이며 이달 한 달 동안 멤버십 앱 ‘포켓CU’에서 보증 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CU가 선보인 보증 사이트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히어로로 사탕을 전달해 사랑을 도와주는 ‘캔디 러버’와 물건을 살 때마다 똑같은 물건이 하나 더 생기는 ‘원 플러스 원’, 캐러멜을 전달해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해주는 ‘카라멜 카멜’ 등 3종이다. 모두 314개가 발행되며 CU에서 상품을 구매한 후 포인트를 적립하면 포켓CU에 생성되는 응모권으로 원하는 작품을 선택하면 된다.
CU에 따르면 일평균 1000명 이상이 응모하고 있으며 응모자 전체의 60%가 2030 세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통업계가 MZ세대를 겨냥한 신규 마케팅 수단으로 보증 사이트를 활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보증 사이트의 특징이 개성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과 일치한다는 판단에서다.
보증 사이트는 각 콘텐츠에 고유값을 부여하며 수량이 제한되고 복제 또한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체불가성과 희소성을 갖고 있다. MZ세대의 경우 보증 사이트 콘텐츠를 ‘자신 만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차별화된 가치의 제공이 가능할 경우 보증 사이트 활용 마케팅은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셈이다.
더욱이 보증 사이트는 고객 확보와 시장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다. 보증 사이트를 자체 제작할 경우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제작사의 플랫폼으로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이들 소비자들에게 특정 혜택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자사의 브랜드만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순기능을 이룰 수 있다.
특히 보증 사이트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은 물론 실제 상품 제작 대비 비용도 적게 소요된다. 당연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때 초기 홍보 수단으로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이외에 보증 사이트 시장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도 보증 사이트 마케팅에 주력하는 동인을 제공하고 있다. 시장 데이터 전문 기업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보증 사이트 시장 규모는 약 800억달러(약 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장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도 보증 사이트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낙점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투자는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낙관적 전망과 우려의 시각 혼재…다양한 활용전략 마련 선결요건
하지만 유통업계의 보증 사이트 활용 마케팅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유통업계가 보증 사이트에서 신사업의 활로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시각도 있는 등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이같은 우려는 유통업계의 특성에서 출발하고 있다. 보증 사이트의 경우 가상 자산의 투자가치를 증명하는 것으로 유통업계의 최종적인 목표는 결국 실물판매인 만큼 실물경제 기반의 유통업계와 보증 사이트의 접점을 좀처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증 사이트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사업과 보증 사이트를 접목시킨 유통업체가 아직껏 많지 않다는 사실은 이러한 연유에 기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더욱이 현재 유통업계가 진행하고 있는 보증 사이트 마케팅의 경우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다 업계가 제시하는 보증 사이트를 활용한 향후 사업계획에 대한 청사진도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여기에 앞으로 관련 법규와 제도 등이 어떠한 형태로 제정, 시행될지 여부도 현재로서는 미지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보증 사이트를 활용한 마케팅·사업이 현재와 같이 한시적인 이벤트 행사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양하게 보증 사이트를 활용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증 사이트가 최근 ‘핫한 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 정확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고 관련 법규와 제도 또한 마련되지 않은 분야여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따라서 지금은 시류에 편승해 성급하게 마케팅·사업을 실행하기보다 보증 사이트를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확장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하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