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팍스의 가상자산 예치상품 '고파이' 인출 중단 사태가 3년째 이어지고 있다.
고파이는 고객들이 운용사에 가상자산을 맡기면 이자를 지급받는 서비스로 2020년 출시 후 미국의 가상자산 대출 기업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제네시스)이 자금을 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022년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무너졌고, 그 여파로제네시스까지 파산하면서 고객들이 예치한 자금은 인출이 중단됐다.
그야말로 돈이 묶인 셈인데 피해액만 1500억원 피해자는 3200명에 달한다. 피해가 커지자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인수하고 가상자산 산업 회복 기금(최대 20억달러)을 조성해 고객의 피해를 회복하겠다고 밝혔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인수 결정을 미루며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보증 사이트 추천은 앞으로 고파이 사태 장기화의 원인을 분석하고추이를 주시하면서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한계와 미래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편집자 주]

8일 국회에서 열린 '고팍스 피해자 구제방안 세미나'에서는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에 대한 결정을 3년째 하지 않는 FIU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바이낸스가 고팍스 인수로 고파이 피해 구제에 나섰지만FIU는 명확한이유없이 이를 결정하지 않는다고짚었다.
발제를 맡은 이언호 법무법인 한영 대표 변호사는 "고팍스는 지금까지 총 3건의 임원변경신고를 진행했고, 이는 적법한 요건에 갖춰 이뤄졌지만 1차, 2차, 3차 신고가 모두 미수리 상태"라고 했다. 이어 "FIU는 공식적으로 수리 불가 사유를 통보하지 않은 상태"라며 "고팍스의 법적 불안정성 심화, 재무적 어려움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발언에 나선 피해자 A씨도"바이낸스 인수 수리는 특금법상 신고 사항임에도 어떠한 이유없이 수리·불수리 결정이 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공감했다. A씨는"FIU의 지연 탓에피해자들이 오랫동안 고통을 받고 있다"며 "법무법인을 통해면담도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가상자산 예치금은 '주택 구매 자금'이라고 밝혔다.
A씨는"행복한 가정을 꾸리기 위해 10년 넘게 힘들게 모아온 돈"이라며 "(FIU가) 바이낸스 인수에 문제가 있다면 불수리하고 사유를 밝히면 될 문제지만그 간단한일을 하지 않고 왜 미루기만 하는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생떼를 부리지 않는다. 특혜도 바라지 않는다"며 "그저 법치국가에서 법에 입각한 타당한 행정처리를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발언에 나선 피해자 B씨도 FIU를 겨냥했다. B씨는 "작년부터 FIU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고 받아도 형식적인 답변 뿐"이라며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에 FIU 입장을 전해듣고자 법무법인을 통해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이마저도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자신은 전세사기 피해자"라며 "전세사기 피해에 고파이 사태까지 겹치면서 매달 은행 이자를 내며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IU의 수리 지연으로) 희망이 사라졌다. 기가 차고 억울해서 잠도 안온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세미나 좌장을 맡은 김경민 서울대 교수는 이에 "전세사기는 법이 미비해생겨난 일"이라며 "고파이 사태도 유사하며, 대표적인 그림자 규제"라고 했다. FIU가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를 미루는 것은 공무원 입맛대로 재단하는 '고무줄 규제'라는 비판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사태 해결을 위해 국회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고진석 블록ESG 이사는 "오늘 국회에 오면서 '국회가 뭐 하는 곳이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국회가 국민의 대표 기관이지만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이번 사태 해결엔 소극적이라는 의미다.
고 이사는 이어 "국회가 FIU 관계자를 직접 불러 바이낸스 인수에 대한 결정을 왜 미루는지 분명한 대답을 들어야 한다"며 "이것이 국회의원의 당연한 의무이자 도리"라고 직격했다.
세미나를 연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에 공감하며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이후 박 의원은 같은 날 열린 유심 해킹 사태와 관련한 SKT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
한편, 이날 세미나는 박민규 민주당 의원실과 서울대 ESG 사회혁신센터, 코디아 포럼이 주최했다.
이 자리엔 좌장인 김경민 서울대 교수를 비롯해 이언호 법무법인 한영 대표 변호사, 구은석 코디아포럼 회장, 조영중 고팍스 대표이사, 스티브 영 김 바이낸스 이사, 고진석 블록ESG 이사 등이 참석했다. 또한 20여명의 고파이 사태 피해자들도 함께자리했다. [보증 사이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