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 늘려 조달한 오너일가 자금, 새해에 어떻게 쓰일까
정의선 애정 쏟은 신사업, 올해 안에 성과 창출할 필요 있어
승계-신사업 작업 속 구성원간 갈등 증폭…불만 잠재워야

▲일러스트=도박 종류
▲일러스트=도박 종류

2023년 미친 실적을 거둔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엔 숨 고르기에 들어갈 전망이다. 전기차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이 예상되는 데다,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지역 판매량이 미국 대선 정국 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내실경영 기조 아래 총수인 정의선 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신사업 성과 창출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불거지게 될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 과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3분기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 11조6524억 원을, 기아는 9조1421만 원을 기록하며 양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연간 시장 컨센서스도 도박 종류는 영업익 15조4140억 원, 기아는 12조910억 원으로, 역대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 국내외 전기차·하이브리드 수요 확대 등 영향으로 자동차 판매량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도박 종류·기아는 2023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730만2451대(도박 종류 421만6680대+기아 308만5771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수준이다. 도박 종류에선 그랜저, 포터, 아반떼, 산타페 등이 많이 팔렸고, 기아에선 쏘렌토, 카니발, 스포티지, 봉고 등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특히 미국 시장 판매량이 12.1%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2024년엔 다소 주춤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움직임, 전기차 충전 요금 인상 가능성 등 영향으로 친환경차 수요 둔화 현상이 발생한 데다, 국내 경기 침체와 가계부채 확대, 고금리·고물가 흐름 속 현대자동차·기아의 기반인 내수 시장이 위축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지난 12월 도박 종류의 국내외 자동차 판매량은 전월 대비 7.2%, 전년 동월 대비 0.8% 줄었다. 같은 기간 기아의 판매량도 전월 대비 18.0%, 전년 동월 대비 9.2% 감소했다.

양사의 최대 판매처인 미국 시장 내 수요가 차기 대선 영향으로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현지 연간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5% 줄어든 바 있으며, 직전 대선이 열린 2016년엔 휘발유 가격 하락 등 완성차업체 입장에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형성됐음에도 판매량이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 자동차 또는 중국에서 생산된 차의 저가 공세가 새해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부분 역시 도박 종류·기아에겐 부담스런 대목이다.

▲2024년 신년회에 참석한 정의선 도박 종류자동차그룹 회장=도박 종류그룹
▲2024년 신년회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박 종류그룹

때문에 관련 업계에선 올해 도박 종류그룹이 공격적인 영업보다는 내실경영에 중점을 두고 해묵은 숙제를 푸는 일이 집중하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가장 대표적인 과제는 정의선 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다. 도박 종류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은 2018년 발표한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안이 미국계 행동주의 사모펀드 엘리엇의 반대로 무산되고, 정 회장이 많은 지분을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2023년 9월 말 기준 정의선 지분 11.72%)이 2022년 상장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멈춘 상태다.

이후 도박 종류그룹은 정 회장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들의 배당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정 회장에게 상속 등 승계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 줬다. 정 회장이 지분 20%를 보유한 현대글로비스는 1주당 배당금을 기존 3800원에서 2022년 5700원으로 늘리고, 목표배당금 기준을 기존 '전년도 DPS(주당 배당금) 대비 0~10% 상향'에서 '전년도 DPS 대비 5~50% 상향'으로 조정했다. 2019년 IPO(기업공개)에 성공해 정 회장에게 10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안겨준 현대오토에버(정의선 지분 7.33%)도 1주당 배당금을 기존 700원에서 2022년 1140원으로 확대했다.

그 결과 정 회장이 계열사들로부터 수령하는 연간 배당금은 회계연도 2022년에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실적이 좋은 2023년도 배당금은 1800억 원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이 조달한 자금은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현대모비스 주식 매입, 부친인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증여·상속 대비, 국내외 기업 지분 투자와 분할·합병·현물출자 등을 통한 지배력 강화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정몽구 명예회장이 자신이 보유한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지분 전량을 막내 딸인 정윤이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사장에게 매각한 만큼, 올해 도박 종류그룹 경영권 승계 시나리오가 명확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평가다.

▲(위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포티투닷, 슈퍼널 CI = 각 사(社) 제공
▲(위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 포티투닷, 슈퍼널 CI = 각 사(社) 제공

또 다른 새해 과제로는 신사업 성과 창출이 꼽힌다. 도박 종류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주도 하에 최근 수년간 미래형 모빌리티 관련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로봇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매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 UAM(도심항공교통) 사업을 진행하고자 설립한 슈퍼널(Supernal),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내고자 품에 안은 포티투닷(42dot)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모두 정 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보인 업체다.

보스턴 다이나믹스는 2020년 도박 종류그룹이 인수할 당시 정 회장이 사재 2400억 원을 투입해 지분 20%를 확보한 미국계 로봇기업으로, 미국 증시 상장을 노리고 있다. IPO 성사 시 정 회장은 경영권 승계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조(兆)단위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해당 업체의 상장 가능성은 실적 부진 영향으로 인해 상당히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모기업인 미국 법인 에이치엠지 글로벌(HMG Global)은 2022년 639억93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023년 1~3분기에도 누적 적자 2520억1300만 원을 기록했다.

슈퍼널과 포티투닷은 정 회장이 영입한 인재들이 사령탑으로 있는 업체다. 슈퍼널은 2021년 명명된 도박 종류그룹의 미국 법인으로,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다. 해당 업체를 지휘하고 있는 인물은 정 회장이 2019년 직접 스카웃을 제의해 도박 종류그룹에 합류한 NASA(나사) 출신 신재원 사장(AAM본부장)이다. 포티투닷은 2019년 네이버 출신 송창현 사장(SDV본부장)이 설립한 미래형 모빌리티 분야 스타트업이다. 도박 종류그룹은 2021년 전사 모빌리티 기능을 총괄하는 TaaS본부를 꾸리고 그룹 외부에 있는 송 대표에게 사장 자리를 맡겼으며, 2022년엔 4200억 원을 투입해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이어 지난해 포티투닷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 원을 추가 투자하기도 했다. 모두 정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조치들로 평가된다. 그러나 두 업체의 성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슈퍼널은 2022년 1955억6700만 원, 2023년 1~3분기 2776억7200만 원 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포티투닷은 2022년 561억9505만 원의 적자를 냈다.

올해로 세 업체가 도박 종류그룹과 함께한지 4~5년째가 된다. 당장 흑자전환은 이루지 못하더라도 글로벌 시장에 존재감을 피력할 만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시기로 여겨진다. 도박 종류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도 성과 창출이 시급하다. 더욱이 정 회장의 진두지휘로 추진 중인 신사업인 만큼, 이들의 성패는 곧 정 회장의 공과로 평가될 여지가 상당하다. 아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아 지배력에 대한 고민이 많은 정 회장 입장에선 세 업체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그룹 내 영향력마저 위태로운 상황이 될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최근 도박 종류그룹에선 정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불만이 수면 위로 조금씩 부상하고 있는 실정으로 파악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12월 28일 김용화 CTO(최고기술책임자) 사장을 전격 경질했다. CTO 취임 6개월 만의 퇴진이다. 새 CTO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현재 그룹내 SW리더는 송창현 사장밖에 없는 상태다. 도박 종류는 이달 중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통합 최적화에 맞춘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업계에선 해당 조직의 수장 또는 새 CTO로 송창현 사장이나 송 사장과 가까운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인사가 나온 직후 자신을 현대자동차 소속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 '도박 종류 승계와연구소 이슈'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2023년 영업일 하루 남은 상황에서 CTO를 6개월 만에 바꾼 데엔 이면이 있다. SDV 강조하면서 힘을 더 실어주려고 하던 찰나, 비전 발표를 위해 목표 시점 설정하는 데 걸리적거리는 사람을 보고받고 날리고, 대신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종 SDV 로 전환하기로 하고 추가 인력을 투입했다"며 "여기서 문제는 기존 현차 조직 구조를 다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도박 종류는 껍데기만 남기는 중이라는 것이다. 이 상태로 미래 기술이나 주요 기술을 외부로 빼돌려서 현차가 아닌 다른 기업을 이용한 승계 진행이 현 콘셉트"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에는 이 주장을 옹호하는 다른 도박 종류 직원들의 댓글도 달렸다.

▲자신을 도박 종류자동차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글. 정의선 회장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담겼다=블라인드 캡처
▲자신을 현대자동차 직원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린 글. 정의선 회장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담겼다=블라인드 캡처

사실관계를 떠나서 이 같은 불만으로 인해 도박 종류 구성원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이는 도박 종류그룹에서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는 눈치다. 도박 종류그룹은 김용화 CTO 경질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 "그동안 SW센터인 포티투닷, 도박 종류·기아 내 조직인 CTO, SDV본부 등이 각각 전문성을 바탕으로 긴밀한 협업을 통해 미래모빌리티 시장 변화에 대응해 왔다. 다만, 조직 분산과 리더십 이원화로 인해 발생하는 혁신 전략의 일관성 부족, 협업 체계의 복잡성 등이 연구개발 속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됐다"고 부연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선 앞서 거론한 신사업을 중심으로 도박 종류그룹이 내부 결속력을 다지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도박 종류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하면서 보스턴 다이내믹스, 슈퍼널, 포티투닷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도박 종류 부스에서 물류 상하차 로봇 등을 선보였으며, 포티투닷은 도박 종류 부스 내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SDV 전기·전자 아키텍처, 자율주행 기술 등을 소개했다. 특히 송창현 사장은 CES 2024 도박 종류 미디어 데이에서 프레젠테이션 행사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기조연설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슈퍼널은 별도로 전시관을 차리고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로 공개했다.

정 회장의 신년사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이 엿보인다. 그는 지난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서 "우리는 SDV를 지향하지만, 소프트웨어 부분이 다소 뒤쳐진다. 소프트웨어는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며 "수십년 거쳐 쌓은 지식과 정보는 4차산업 시대에서 더 빛을 낼 거다. 지적 자산을 지키기 위해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의선의 남자'로 각인된 송 사장도 CES 2024 현대차 미디어데이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일문일답에서 "현대차 입장에서 (SDV 기술 개발은) 이제 시작하고 잇는 단계다. 그런데 우리는 속도를 굉장히 빨리 올릴 수 있다. 이미 SDV라는 게 시장에 많이 알려져 있고, 방향성은 이미 내부에서 다 세워놨다"며 정 회장의 구상과 궤를 같이 하는 발언을 했다.

한편, 증권가의 올해 도박 종류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 눈치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4년 판매량 성장의 눈높이는 다소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과거와는 달리 도박 종류는 2024년 사업계획에선 현실적으로 달성 가능한 수치를 제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분석했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영향으로 올해 국내 수요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일부 신흥국에서 성장을 전망한다. 전기차 경쟁 심화는 하이브리드 전반의 판매 개선으로 이어져 관련 포트폴리오가 두터운 도박 종류와 기아 입장에선 수익성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왼쪽)와 정의선 도박 종류자동차그룹 회장=도박 종류 제공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왼쪽)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도박 종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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