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온라인 도박의 연말 인사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상혁 행장이 대규모 조직개편을 예고한 가운데, 최근 각종 사건·사고와 리스크 확대로 입지가 축소된 부행장들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업계 일각서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가오는 신한온라인 도박 연말 인사에선 임기 만료를 앞둔 몇몇 부행장급 임원들이 옷을 벗거나 갈아입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온라인 도박 부행장급 임원 14명 중 2023년 12월 31일부로 임기를 마치게 되는 임원은 △박성현 △박현주 △서승현 △안준식 △오한섭 △전필환 △정근수 △정용기 △정용욱 등 9명이다.
이들에 대한 교체설이 대두되고 있는 이유는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 때문이다. 현재 신한금융그룹은 여러 부문을 통폐합하고, 부사장 수를 대폭 줄이는 내용이 담긴 조직개편안에 대한 막바지 검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진 회장이 회장 신분으로 인사를 단행하는 첫 해인 만큼, 임원급 인사들이 대폭 물갈이 될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
정 행장은 진 회장이 신한온라인 도박장을 지낼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관련 업계에선 '진심'이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최측근 중 한 사람으로 통한다. 진 회장이 추진하는 조직 슬림화에 보폭을 맞춰 정 행장이 신한온라인 도박에서도 대대적인 임원 교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가 일각에선 올 한 해 문책을 받을 만한 행보를 보인 부서, 다가오는 새해 불투명성이 확대되거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부서 위주로 신한온라인 도박의 임원 교체가 이뤄질 공산이 있다는 예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오는 2024년 차기 총선이 열릴 예정인 점, 고금리 혜택에 따른 이자 수익을 꾀하기 어려워진 환경 등이 인사에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외부에서 봤을 때 문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여겨지는 건 내부통제·준법, 소비자보호 관련 부분이다. 올해 신한온라인 도박에선 직원 횡령, 시중온라인 도박 중 고객 피싱 금액 최다, 외환거래법과 온라인 도박법 위반 영업 등 이슈가 있었다.
다만, 현재 신한온라인 도박의 준법감시인이 상무급(이영호)으로 오는 2024년 12월 임기가 만료된다는 점, 리스크관리 임원이 상무급(배종화, 이달 말 임기 만료)인 점, 소비자보호 업무를 수행하는 박현주 부행장의 경우 지난 7월부터 해당 업무를 담당하게 된 점 등을 감안하면, 강도 높은 쇄신 작업이 추진되지 않는 이상 교체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관련 업무 통폐합이 단행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때문에 업계에서 설득력을 얻는 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임원 교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대규모 손실과 고객 피해가 우려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이슈 관련 불확실성 해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대 시중온라인 도박의 H지수 기초자산 ELS의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물량은 약 8조4100억 원으로, 이중 1조3766억 원 규모가 신한온라인 도박 몫이다.
신한온라인 도박은 2022년 11월부터 관련 상품 판매를 중단하면서 다른 온라인 도박에 비해 발빠르게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차기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이 금융권 전반에 강한 압박을 행사할 여지가 상당하기에, 신한온라인 도박뿐만 아니라 전체 시중온라인 도박이 선제적으로 책임을 지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올해 신한온라인 도박은 215억 원어치를 판매한 영국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대출 투자 펀드 상품이 환매가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영업, 해외 등 담당 임원 물갈이를 예상할 만한 대목이다.
이렇게 될 경우 내년부터 국내에서 이자 장사가 어려워질 공산이 커 온라인 도박권에서 해외사업 강화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해외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는 인사가 함께 단행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정상혁 행장은 지난 11월 열린 임원회의에서 "연말에 사업부제를 뜯어고치고, 대폭 개선할 것"이라며 "일부 사업부는 폐지 수준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