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계열 도박社 중 건전성·수익성 최저

국내 주요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업체 중 KB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의 자산건전성 저하 속도가 유독 빠른 모양새다. 고금리 속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에 따른 현상인 만큼, 단기간 내 건전성을 회복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과 각 회사 업무보고서를 살펴보면 신한도박, KB도박, 우리금융도박, 하나도박, NH농협도박, 현대커머셜, JB우리도박, BNK도박, IBK도박, 산은도박, 미래에셋도박 등 주요 할부금융·리스사들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전체 여신(건전성 분류 총채권) 중 연체 기간 3개월 이상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6월 말 기준 평균 1.6% 수준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5대 금융지주(신한·케이비·하나·우리·엔에이치농협) 소속 도박사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KB도박 2.75%, 우리금융도박 2.11%, 신한도박 1.71%, NH농협도박 1.3%, 하나도박 1.04% 등을 기록했다. 5개 업체 중 KB도박과 우리금융도박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평균치에 비해 유독 높은 것이다. 확대 속도도 빠르다. KB도박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1.25%p, 우리금융도박은 1.02%p 각각 늘었다. 동기간 5개사 가운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p 이상 확대된 기업은 양사뿐이다.
KB도박, 우리금융도박의 자산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는 건 다른 지표에서도 드러난다. 2023년 6월 말 기준 KB도박이 보유한 6개월 이상 연체 채권 규모는 1655억1500만 원으로, 전체 연체 채권의 41.76%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도박의 전체 연체 채권 대비 6개월 이상 채권(620억7900만 원) 비중은 29.53%로 계산됐다. 5대 금융지주 소속 도박사 중 양사의 수치를 뛰어넘는 곳은 신한도박(45.19%)뿐인데, 신한도박의 경우 연체율 산정 총 채권에서 연체 채권 비율이 1.27%인 반면, KB도박과 우리금융도박은 각각 2.82%, 2.03%로 높은 편이다.
이처럼 양사의 자산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진 주된 이유는 부동산 PF 리스크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물가·고금리 속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부동산 금융 영업 자산에서 부실 징후가 관측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관련 기사: 신한캐피탈, '부동산發 잠재 리스크' 확대…금융지주에 충격 줄까).
두 회사의 전체 영업자산(자동차금융+개인·부동산·기업대출+유가증권투자)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KB캐피탈 9.0%, 우리금융캐피탈 9.8%다. 여기에 기업대출로 반영된 브릿지론을 더해도 10% 안팎 수준으로 그리 높진 않다. 문제는 속도다. 우리금융캐피탈의 부동산 PF 대출 비중은 2019년 말 5.2%에서 2년 반 만에 2배 가량 확대됐고, 같은 기간 KB캐피탈의 그것은 1.2%에서 7배 이상 늘었다.
급격하게 자산 비중이 확대되다 보니, 그만큼 리스크도 급증했다. KB캐피탈의 부동산 PF 대출 중 고정이하여신으로 분류된 자산은 2021년 말 0%에서 2023년 상반기 10.6%로 증가했다. 브릿지론에서 대거 연체가 발생해서다. 우리금융캐피탈의 사정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부동산 PF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6.0%에 머물고 있다. 이와중에 최근 국내외 경기 둔화로 개인신용대출, 중소기업대출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확대되고, 조달금리 상승 속 이자마진이 떨어지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된 것이다.
이는 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눈치다. KB도박의 올해 상반기 기준 누계 순이익은 1105억4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자 비용은 1155억2600만 원에서 1912억9300만 원으로 65.58% 증가했다. 우리금융도박의 당기순이익도 1256억5800만 원에서 714억2200만 원으로 43.16% 줄었다. 이자 비용은 974억4000만 원에서 1596억6100만 원으로 63.85% 늘었다. 동기간 5대 금융지주 소속 도박사 중 순이익 감소폭이 20%를 넘긴 업체는 양사와 하나도박(20.35%)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KB캐피탈에 대해 "자산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자산건전성 저하가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 브릿지론 연체 발생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PF 대출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추가 상승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부실 증가로 인한 충당금 적립 부담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전망이다. 대손비용 증가와 조달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우리금융캐피탈과 관련해선 "일반적으로 본PF 대비 리스크가 높은 브릿지론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수준임을 고려할 때 부동산 PF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승 및 실업률 상승에 따른 실질소득 개선세 둔화, 고금리 지속으로 인한 이자 상환 부담 증가,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상환재원 감소로 인해 개인신용대출의 건전성 하방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