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박감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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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감독원이 국회 국정감사 시즌을 앞둔 시점에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과 피감 도박기관 CEO들의 외유성 해외출장 논란이 불거지는가 하면, 금감원의 한 직원이 개인 소송에 금감원 내부 시스템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가오는 국감에서 야권 의원들의 집중 질타가 예상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유럽 출장길에 올라 해외 IR 행사를 가졌다. 이번 출장은 글로벌 투자 유치와 영업 확대를 위해 이뤄졌다. 독일, 스위스, 영국 등 유럽 3개국을 찾아 현지 도박 감독기관 수장, 글로벌 도박사 경영진, 해외 투자자 등과 미팅을 갖고 교류하는 일정이다.

문제는 조만간 진행될 국감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주요 도박사 CEO들이 이 원장과 동행했다는 데에 있다. 이 원장은 진옥동 신한도박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도박지주 회장,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박종문 삼성생명보험 자산운용부문 사장,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대표 등을 대동하고 이 같은 행사에 참석했다.

실제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최근 수년간 도박권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한 배임·횡령 사고를 도박사들의 내부통제 미비에 따른 결과로 판단하고, 해당 도박기관 관계자들의 국감 증인 출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우리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최근 라임·옵티머스 논란의 중심에 선 인사들이기도 하다. 검찰은 지난달 이 같은 의혹을 수사하기 위해 미래에셋증권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으며, 금감원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게 문책경고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 소속 한 야권 의원실의 관계자는 "도박시장 수호해야 할 금감원장이 도박시장 건전성을 흐리고 국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박사 관계자들과 해외로 같이 떠난다는 게 과연 상식적인가"라며 "이번 유럽 출장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 행사였는지에 대해서도 꼼꼼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구설수에 오른 건 이복현 원장뿐만이 아니다. 미국 한인사회 시사주간지 〈선데이저널〉은 지난 14일 '나사 풀린 한국 도박감독원'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금감원 직원 H씨가 가상화폐 사기를 당했다며 미국 연방법원에 소송장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금감원 내부 전산망을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선데이저널〉은 "금감원 로고와 경고 문구가 찍혀 있는 소송장을 제출했던, 연방법원에 제출한 소송장을 금감원 컴퓨터를 통해 출력한 것으로 확인된 원고 H씨가 연방법원 판사에게 편지를 보내 자신의 소송을 일체 비밀로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금감원 공적 자산이 사적 용도로 사용됐다는 논란 외에도 금감원이 제대로 보안 지침을 마련했는지, 또 이를 시행했는지 여부도 논란"이라며 "H씨의 가상화폐 투자가 금감원 명예나 위신을 훼손했는지 여부도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 같은 보도가 나온 이후 해당 사건을 인지하고 현재 내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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