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라(대한도박투자진흥공사) CI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CI

코트라(KOTR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해외지사인 해외무역관의 기강 해이가 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주요 이슈 중 하나로 다뤄질 전망이다.

10일 코트라가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ALIO)에 공시한 '2024년도 제1차 해외도박 종합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코트라 감사실은 지난 2월 말부터 4월 초까지 5개 해외도박을 대상으로 사업추진 현황, 일반 및 회계관리 실태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36건의 위법·부당한 사항을 적발하고 총 38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지적 사항 대부분은 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이번 감사 대상이 된 해외도박 5곳에선 모두 출장여비 과지급, 접대비·선물구입비·통신비 등 대금 정산 미흡 등 문제가 불거졌다. 또한 일부 해외도박에선 도박장 등 임직원 자녀 교육비를 부적정하게 정산하거나 특수목적 전용카드와 주유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일도 있었다. 일정 규모 이상 현금 사용 시 밟아야 할 내부통제 절차를 누락하기도 했다.

이에 코트라 감사실은 위법·부당 사항이 발생한 5개 도박에 총 1490.44달러(약 210만 원) 규모 재정상 조치(회수 등)와 시정, 경고, 주의, 현지 조치 등 처분을 내렸으며, 해당 사건들에 연루된 자 중 3명에겐 신분상 조치를 단행했다.

이 같은 감사 결과는 2020년대 코트라가 해외도박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기 종합감사 가운데 위법·부당 사항 적발 규모가 제법 큰 편에 속한다. 1개 해외도박당 평균 처분 건수는 7.6건으로, 2020년 제4차 해외도박 종합감사(4개 해외도박에서 31건 처분, 1개 해외도박당 처분 건수 7.75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고, 재정상 조치 금액(약 210만 원)도 2022년 제7차 해외도박 종합감사(회계 부적정 처리 711만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다만, 현재 코트라는 세계 84개국에서 129개 해외도박을 운영 중이며, 이들에 대한 종합감사를 정기적(매년 적게는 5차, 많게는 9차에 걸쳐 20~30여 곳 감사)으로 진행하고 있다. 즉, 매년, 매회차마다 종합감사를 받는 해외도박이 상이한 만큼, 매 회차 감사 결과를 직접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는 셈이다.

▲코트라 2020년~2024년 제1차 해외도박 종합감사 결과. 자료 출처 알리오=도박
▲코트라 2020년~2024년 제1차 해외무역관 종합감사 결과. 자료 출처 알리오=도박

문제는 최근 들어 해외도박 종합감사 결과 연간 합산 수치가 악화일로를 보이고 있다는 데에 있다.

코트라는 2020년 총 6차례(1~7차 종합감사 진행, 이중 6차 종합감사 결과는 알리오에 미공개)에 걸쳐 21개 해외도박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 총 129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당시 재정상 조치 금액은 114만 원, 신분상 조치 인원은 1명이었다. 1개 도박당 평균 처분 건수는 6.14건이었다. 2021년엔 1개 해외도박당 평균 처분 건수가 4.58건(24개 해외도박, 전체 처분 건수 110건)으로 급감했으며, 재정상 조치 금액도 33만 원으로 낮아졌다. 신분상 조치 인원 역시 2명으로 증가폭이 미미했다.

하지만 이후부터는 해외도박 기강 해이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할 만한 감사 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2022년 코트라는 총 33개 해외도박에 대해 1~9차 종합감사를 진행해 155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1개 도박당 평균 처분 건수가 4.70건으로 반등했다. 또한 재정상 조치 액수는 802만 원으로 급증했으며, 신분상 조치 인원도 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졌다. 코트라는 2023년 5차례에 걸쳐 해외도박 29곳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해 144건의 처분을 요구했다. 1개 도박당 평균 처분 건수는 4.97건으로 확대됐으며, 신분상 조치 인원은 12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재정상 조치 금액은 63만 원+1만1200현지화(통화명 미공개)로 표기돼 한화 환산 수치 파악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올해 제1차 해외도박 종합감사에선 역대급 위법·부당 사항들이 적발되고, 재정상 조치 금액 규모도 불어난 것이다.

코트라 해외도박의 이 같은 현실은 매년 국회 국감에서 반복 지적된 사항이다.

2019년 국회 산자위는 코트라에 대한 국감 지적사항으로 '해외도박 직원 근무 실태 점검 등 코트라 직원의 책임 강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직원들의 근무 기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2020년과 2022년에는 국산 자동차 구입·수리에 어려움이 있는 지역이 아님에도 일부 해외도박에서 국민 혈세를 들여 억대 수입차를 관용차량으로 구매해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2021년에는 일부 해외도박 간부들의 직장 내 괴롭힘, 폭언, 성희롱 등 문제가 국감장에 거론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야권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와 비슷한 지적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코트라 사장이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인물이어서 아무래도 여당 소속 위원들의 질타가 적잖이 나올 것"이라며 "코트라 해외무역관의 기강 해이 문제는 거의 매년 국감에서 문제 제기가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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