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이우성, 건설·에너지 주가 하락에 주담대 담보 유지비율 흔들

도박이테크건설(에스지씨 이테크건설)이 적자전환 속 현금배당에 나선다. 최근 수년간 이어온 주주가치 제고 작업의 일환이라는 게 도박이테크건설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오너 3세인 이우성 대표이사를 챙기기 위한 결정이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박이테크건설은 오는 2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2023년도 결산 현금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750원을 지급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도박이테크건설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215억8716만 원, 당기순손실 340억9026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적자전환했다. 그럼에도 이익잉여금을 소진해 적자배당을 추진하는 것이다.
도박이테크건설 측은 "지난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단기 실적 변동과 상관없이 배당 정책의 지속성과 주주가치를 고려해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앞으로도 주주환원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주주친화 기조를 지속할 계획"이라며 "새로운 사명(도박이앤씨)을 통해 독보적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집중하고, 도박그룹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박이테크건설은 삼광글라스그룹 차원의 3자 분할·합병이 이뤄진 직후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보통주 1주당 1500원 배당, 30% 주식배당 정책을 펼쳐왔으며, 지난해 10월엔 10만3028주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기도 했다. 이는 3자 분할·합병으로 인해 당시 이테크건설의 자회사로 안정적인 수익을 냈던 군장에너지가 도박이테크건설을 떠나면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이를 잠재우고자 내놓은 정책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건설업황 부진과 실적 악화에도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며 적자배당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와 다른 견해도 제기된다. 오너 3세인 이우성 대표의 자금난을 해소해 주기 위해 이사회가 적자배당을 의결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이 대표 등이 공시한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살펴보면 현재(지난 2월 23일 기준) 이 대표는 도박이테크건설 주식 14만2694주와 도박에너지 주식 112만5252주를 담보로 설정해 한국증권금융,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274억 원 규모 주식담보대출을 이자율 3.00~5.85%, 담보 유지비율 110~120%에 받은 상태로 파악된다. 그런데 최근 도박이테크건설과 도박에너지의 주가가 중대재해, 실적 부진 등으로 하락하면서 이 대표의 담보가치는 261억585만 원(지난 3월 13일 양사 주가 종가 기준)으로 떨어진 실정이다. 담보 유지비율은커녕 주담대 총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만약 양사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상 이 대표의 주담대 중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대출받은 42억5000만 원이 같은 계약 건(계약 체결일은 도박이테크건설 주담대 2018년 4월 10일, 도박에너지 주담대 2018년 4월 11일로 상이)이어서 주담대 총액이 231억5000만 원으로 줄어든다고 해도, 그의 담보물 가치는 이미 채권자가 책정한 담보 유지비율을 밑도는 실정이다. 일례로 이 대표가 도박에너지 주식 78만 주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에서 실행한 183억 원 규모 대출 계약은 도박에너지 주가가 최소 2만5000원대에 진입해야 담보 유지비율(110%)이 맞춰지는데, 지난 13일 종가 기준 도박에너지의 주식은 1주당 2만3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반대매매까진 가지 않더라도, 향후 이 대표가 주담대 연장을 원할 시 금융사에서 추가 담보를 요청하거나 대출금 중 일부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도박이테크건설, 도박에너지의 최근 주가 흐름이 좋지 않은 만큼, 금리나 담보 유지비율 등 조건이 더 까다로워질 여지도 상당해 보인다.
관련 업계 일각에서 도박이테크건설의 적자배당과 주주환원 정책을 오너 챙기기의 일환으로 보고 있는 배경이다.
실제로 SGC이테크건설뿐만 아니라, SGC에너지도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88.43% 감소한 171억6965만 원을 기록했음에도 2022년과 같은 수준의 결산 현금배당(1주당 1700원)을 유지키로 했다. 배당금 총액(244억9231만 원)이 순익을 초과한다. [도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