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보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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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백복인 KT&G(케이티앤지) 사장의 4연임 문제가 정치권과 관련 산업계 이슈로 떠올랐다. KT&G와 같은 소유분산기업인 KT그룹, 포스코그룹의 구현모, 최정우 대표이사가 국민연금공단의 압박 속에 낙마했는데, 과연 백 사장의 연임이 가능하겠느냐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까지 기름을 끼얹었다. 지난 3일 사모펀드인 FCP(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는 "KT&G는 사장 선정 과정이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 등 3단계로 진행된다고 했는데, 이 기구는 모두 백 사장 임기 내 임명된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실상 동일한 집단이다. 간단히 '3중바닥 철밥통 카르텔'이라 하면 될 일이다. 실적 부진, 주가 폭락을 무릅쓰고 백 사장을 연봉킹으로 만든 장본인들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이번은 언어유희로 주주와 사회를 현혹한다는 점에서 특히 질이 나쁘다"며 사실상 백 사장의 연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사장 선임 전(全)과정에서 더욱 강화된 공정성, 객관성을 바탕으로 주주들과 소통해 투명하게 진행할 계획"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침묵에 대한 의구심과 외풍 의혹이 제기되고, FCP의 익명 제보 센터 개설 등 주주들의 불만이 연이어 터져나오면서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소유분산기업의 주인은 주주다. 그런 측면에서 보증 사이트amp;G는 민영화가 이뤄지긴 했으나 여전히 공공적 성격을 갖고 있으며, 갖고 있어야만 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상반기 주주명부 기준으로 보증 사이트amp;G의 최대주주는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퍼스트이글(First Eagle Investment Management, 지분율 7.12%)이며, 2대 주주는 국책은행인 중소기업은행(IBK기업은행, 6.93%), 3대 주주는 국민연금공단(6.31%)이다. 소액주주 지분은 60% 이상, 외국인 지분은 40% 이상이다. 정부와 국민, 외국계 자본 등 다양한 시장 구성원들이 보증 사이트amp;G의 주인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배주주가 없는 기업, 보증 사이트amp;G 경영진에겐 특정 주주의 사익이 경영활동 영역을 침해하는 걸 차단해 소유분산기업 고유의 공공성과 기업가치 훼손을 막아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단, 그것이 경영진 스스로를 위한 참호를 구축하거나 세력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행돼선 마땅히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일련의 상황들을 보면, 백 사장을 비롯한 보증 사이트amp;G 경영진은 회사의 공공성과 기업가치를 지키고 제고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참호 구축과 세력화에 더 매진한 것처럼 여겨진다. 그 참호가 깊어질 대로 깊어지고, 세력화가 공고해지자 다양한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백 사장은 2015년 10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취임한 이후 8년여간 KT&G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궐련사업의 불가피한 위축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부동산 개발 등 신사업을 추진해 이겨냈고, 새로운 격전지인 전자담배 시장에선 필립모리스를 누르고 국내 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백 사장이 3연임에 성공한 2021년 이후부터 KT&G의 행보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행동주의 펀드와 소액주주들의 지적처럼 영업이익은 내리막길이고,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확대됐으며, 유동비율은 주저앉았다. 총수가 있는 민간기업이었다면 전문경영인인 백 사장의 네 번째 연임은 분명 낙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미래가치도 엉망이 된 모양새다. 백 사장의 세 번째 임기 동안 KT&G의 ESG경영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KT&G가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KT&G의 2022년 에너지 사용량(TJ)과 온실가스 배출량(직접배출, Scope1)은 전년 대비 각각 8.54%, 5.29% 확대됐고, 폐기물 발생량은 17.3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산업재해자 수는 5명에서 17명으로 늘었고, 근로손실 재해율(LTIFR)은 0.227에서 0.913으로 상승했으며, 환경·안전 관련 법규 위반 건수는 폭증했다. 전체 매출 대비 사회공헌활동에 투입된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3.4%를 기록한 이후 2020년 2.0%, 2021년 1.5%, 2022년 1.7%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2019년 3.2%를 기록했던 장애인 고용률은 2022년 2.3%로 떨어졌다.

가장 큰 문제는 지배구조다. 사외이사를 비롯한 보증 사이트amp;G 이사회 구성원들이 상정된 안건에 대해 백 사장 측의 의견에 반대하는 표를 던진 일은 백 사장이 취임한 2015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단 한 차례도 없다. 거수기 지적이 나오기 충분한 대목이다. 급기야 이번엔 백 사장의 장기집권 논란까지 불거졌으니, 소유분산기업으로서 지배구조에 흠결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보증 사이트amp;G는 보유하고 있던 자기주식을 케이티앤지 복지재단, 케이티앤지 장학재단, 우리사주조합, 사내근로복지기금, 담배인삼공제회 등 보증 사이트amp;G 산하 기금·재단에 현물출자, 기부 등 명목으로 넘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각 단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보증 사이트amp;G가 산하 기금·재단에 넘긴 자사주는 2022년 말 기준 케이티앤지 복지재단 약 2%, 사내근로복지기금 약 3% 등 11% 가량에 이른다. 이는 매 주주총회 때마다 보증 사이트amp;G 경영진의 입장을 관철하는 데에 활용돼 온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의 미래가치와 비례하는 ESG경영은 퇴보되고, 경영진의 우호 세력은 확대된 셈이다.

물론, 행동주의 펀드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사익을 추구하고자 외국계 자본을 끌어들여 회사를 흔들어 보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보증 사이트amp;G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행동주의 펀드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형성된 이유는, 아마도 새 사장 선임 절차에서 보증 사이트amp;G의 지배구조, 미래가치와 공공성 회복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백 사장과 KT&G 경영진은 이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비독립적이고 불투명한 지배구조 아래 미래가치와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았을 분란이다. 백 사장이 KT&G를 계속 이끌고 싶다면, KT&G가 계속 깊은 참호를 유지하고 싶다면, 백 사장과 KT&G는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선제적으로 약속해야 한다. 나아가 어떻게 미래가치와 공공성을 제고해 나아갈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KT&G는 일반적인 사기업이 아니다. 정부와 국민, 외국계 자본이 함께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시장 구성원들이 KT&G의 결정에 영향을 받는다. 새 사장 선임 절차에 본격 돌입하기 전에 'KT&G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선명하게 답해야 한다. 그 답변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누가 새로운 사령탑에 올라도 또다시 비슷한 잡음이 터져나올 것이다. [보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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