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협 회추위원장 선출된 여 대표, 한화온라인 도박 노사 갈등부터 풀어야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다. 가정이 화목해야 만사가 순조롭게 풀린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사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 정치권력이든, 자본권력이든 집안이 화목하지 않은 세력이 오히려 호의호식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다. 일례로 태조 이성계의 가정은 그의 아들인 이방원의 참살과 숙청으로 풍비박살이 났지만 조선 이씨 왕조는 500년간 혈통이 이어졌다. 현대그룹에서 벌어진 왕자의 난의 귀결은 또 어떠한가. 범(汎)현대가에 짙은 그늘을 남겼으나 정몽구의 현대자동차그룹은 전 세계에 빛을 발하고 있다.

피와 죽음으로 일군 화목도 '가화'라면 앞서 열거한 사례들도 가화만사성으로 볼 수 있을까. 그보다는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에 더 부합할 것 같다. 이방원이 칼춤을 추지 않았다면 세종대왕이라는 존재는 없었을 테고, 故 정주영이 정몽규의 자동차를 정몽구에게 넘기지 않았거나 故 정몽헌 대신 바로 정몽구를 택했다면 아마 오늘날 현대차의 위상을 이루지 못했을 테다.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역사를 아는 이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결국 인간사회에서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인사(人事)가 만사(萬事)인 것이고, 인사 중에 가장 어려운 것이 가사(家事)이니 가화만사성이란 말이 나왔으리라.

이처럼 집안을 먼저 챙기고 사람을 먼저 챙기는 게 세상 일의 모든 것이라는데, 요즘 국내 온라인 도박보험업계에선 이를 실천에 옮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생보사가 하나 눈에 띈다.

▲여승주 온라인 도박온라인 도박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온라인 도박온라인 도박 본사 로비에서 현수막 집회를 열고 있는 온라인 도박온라인 도박 노조
▲여승주 한화온라인 도박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한화온라인 도박 본사 로비에서 현수막 집회를 열고 있는 한화온라인 도박 노조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한화온라인 도박보험지부(한화온라인 도박 노조)는 지난달 말부터 서울 여의도 63빌딩 한화온라인 도박 본사 로비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을 10여 차례 진행하고 있다. 한화온라인 도박 노조는 동종업계 평균에 비해 임금이 낮은 편이라며 사측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여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처음에 요구했던 8%대 임금 인상률에서 현재 5%대까지 양보한 상황이다. 사측도 아예 양보를 안 한 건 아니다. 사측은 당초 전(全)직원 연봉제, 성과연동형 성과급제 등 도입을 제시했으나, '개악'이라는 노조 비판을 수용해 이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교섭에 조금씩 진전을 보이곤 있지만 한화온라인 도박의 임단협이 유독 장기화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매년 임단협(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는 9개 생보사(삼성·한화·교보·흥국·AIA·메트라이프·ABL·동양·처브라이프) 중 올해 노사간 협상을 마치지 못한 보험사는 한화온라인 도박밖에 없다(관련기사: '동종업계는 1억 넘는데'…한화온라인 도박 노조, 임금투쟁 배경 살펴보니). 한화온라인 도박 노조는 임단협이 더 길어질 시 한화그룹 노조와 연대 투쟁을 벌이는 방안까지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여승주 한화온라인 도박 대표이사 부회장은 얼마 전 온라인 도박보험협회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생보협 회추위는 다음달 8일로 임기 만료를 앞둔 정희수 생보협회장의 후임 인선을 결정하는 데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관련 업계에선 최근 경영환경 악화로 생보업계 분위기가 침체된 데다, 윤석열 정권의 기조상 향후 협회 차원의 대(對)정부 업무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차기 생보협회장 후보군을 결정하는 회추위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인사가 만사이니 말이다.

의구심이 든다. 아직 집안 단속도 하지 못한 여 부회장이 과연 이 같은 중차대한 인사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까. 가화만사성이 현실과 거리가 먼 말이라곤 하지만, 앞서 거론한 사례들과 같이 역사는 가화만사성을 이루지 못한 위인들을 냉엄하게 평가한다. 특히 기업의 경우엔 내부 결속을 꾀해 인사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심각한 이미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여 부회장이 최소한 가화만사성에 집중하는 시늉이라도 보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외부에서 일을 잘하고, 외부에 비치는 회사 모습을 멋있게 포장하더라도, 내부 구성원들이 불만족을 느낀다면 조직이 안정화되지 못해 지속가능한 경영이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외부에서의 평가도 절하될 공산이 크다.

참 어려운 시기다. 한화생명이 노사간 신뢰를 바탕으로 한 구성원간 협력으로 위기를 헤쳐나가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선 바깥일보다는 집안일에 여 부회장이 좀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온라인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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