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성화엔 도박 게임 제격"
상표 등록 등 대대적 투자나서
"시류 편승 강박관념 실패 위험
세밀한 준비·신중한 접근 필요"

[뉴스드림=설동훈 기자]바야흐로 메타버스(metaverse) 열풍이다. 자고 나면 메타버스 기업이 나온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너나없이 메타버스 산업에 집중하며 뛰어들고 있다. 이는 광역지방자치단체들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메타버스 산업 육성 추진 방안 마련을 위한 잰걸음에 나서고 있다. 서울에 비해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인력과 인프라, 자금 등을 극복하고 메타버스 기반의 신사업 육성과 플랫폼 구축, 새로운 서비스 보급·확산 등을 통한 지역 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취지에서다.
더욱이 첨단 기술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이 주민들, 나아가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고 메타버스 산업이 분명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메타버스 산업 육성은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메타버스(metaverse)는 VR(가상현실)·AR(증강현실)과 같은 가상융합기술(XR)이 활용되는 확장가상세계로 다수의 혁신기술이 복합·적용돼 사회·경제·문화 활동 등이 이뤄진다.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들에 따르면 메타버스 산업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40%대의 성장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며 2030년까지 1,78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뛰어드는 이유다.
◆ ‘도박 게임 수도 경북’ 상표 브랜드 등록 나서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지자체로는 경상북도를 들 수 있다. 경북도는 지난달 24일 ‘메타 경북 정책자문단 출범 및 메타버스 수도 경북 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고 ‘메타버스 수도 경북’ 상표 브랜드 등록을 추진하는 등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나섰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올해 국비 500억원 확보한데 이어 2026년까지 지방비 300억원을 투입해 인재양성과 산업육성, 문화·관광 활성, 특화 서비스 존 조성 등 4대 분야 20개 중점과제를 추진키로 하는 등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경북도는 또 20대 대선 지역 대표 공약으로 ‘메타버스 융합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제안하는 한편 ‘확장현실 메타버스 제조’와 ‘한글 AI(인공지능) 문화 콘텐츠 융합’을 전면에 내세워 특화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확장현실 메타버스 제조와 관련한 메타버스 산업육성 연구용역을 완료한 바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메타버스는 일시적인 태풍이 아니며 누구보다 빨리 준비해 메타버스 지방정부 대전환을 선도해야 한다”며 “메타버스는 경북도가 시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와 만나 무한성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최첨단 확장현실 제조 및 한류 메타버스 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미래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광역시도 메타버스 산업 육성을 위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민간 중심으로 구성된 메타시티대구추진위원회는 지난달 8일 세계 최초 메타버스 지방정부 구축을 주제로 ‘메타시티 대구 비전선포대회’를 개최했다.
메타시티대구추진위원회는 비전 발표를 통해 ‘메타라이프(META-LIFE)’, ‘메타이코노미(META-ECONOMY)’, ‘메타메딕(META-MEDIC)’, ‘메타컬처(META-CULTURE)’, ‘메타스터디(META-STUDY)’ 등 5개 분야의 혁신적 도박 게임 플랫폼을 구축하고 대구시를 메타시티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자체 최초로 시도되는 ‘민관합동 NFT’센터와 ‘메타밸리(META-VALLEY)’ 추진 계획도 공개했다.
대구시를 메타버스와 NFT(대체불가능토큰) 선도도시로 새롭게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최고 전문가들과 관련 사업자, 후원자 등으로 구성된 ‘메타시티대구추진위원회’는 향후 메타버스와 NFT를 대구시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아 관련 산업의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 교육문화 인프라와 콘텐츠를 구성하는데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광주시도 '도박 게임 접목 의료관광' 선점 노린 플랫폼 개발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대한 광주광역시의 행보도 주목된다. 메타버스 융합신산업 육성을 위한 ‘메타버스 연구기획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는 광주시는 의료관광 분야에 AI, 메타버스 등 4차 산업 융합 신기술들을 접목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외국인 환자 유치 기반 강화에 나섰다.
광주시는 조선대학교병원과 공동으로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2022년 지역특화 외국인 환자 유치기반 강화사업’에 응모해 3위를 차지, 올해부터 2년 동안 총 8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광주시는 이번 공모 사업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은 조선대병원의 정보통신기술(ICT)기반 비대면 원격진료사업 구축, 도박 게임 플랫폼 개발 등 주력사업을 통해 외국인 환자 대상 의료관광 원스톱서비스 및 유치 기반을 강화할 계획이다.
부산광역시는 메타버스를 비롯해 디지털 신산업 기반을 조성,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내용을 담은 ‘디지털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가칭) 제정에 나서는 등 법적·제도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의 부산 VR·AR 제작거점센터 유치가 유력한 상황으로 알려지고 있어 빠르면 3월 중 관련 국비를 지원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연구용역을 의뢰한 ‘부산형 메타버스산업 생태계 조성’ 결과가 나오는 대로 부산시 정책방향을 담은 종합계획을 수립해 본격적인 메타버스 산업 활성화에 나설 방침이다.
연구의 주요 내용은 부산형 메타버스 생태계 로드맵과 메타버스 허브센터 운영 계획 수립 등이며 국내·외 메타버스산업 동향, 정책방안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경기·충청권도 지역 내 특화산업 키우기에 팔 걷어
경기도 역시 메타버스 산업 육성에 나서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경기도는 경기도콘텐츠진흥원과 최근 메타버스를 도정에 도입하기 위해 ‘경기도 메타버스 정책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연구용역의 주요 내용은 메타버스 산업 및 기업육성을 위한 전략사업 도출 등으로 이를 위한 현황분석·수요조사·전략제안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용역을 통해 ‘경기도형 메타버스 산업’과 기업육성 비전, 목표 등을 제시하는 한편 이를 위한 전략사업을 도출하는 등 메타버스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도 차원의 역할을 마련한다는 게 경기도의 계획이다.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자치시, 충청남북도 등 충청권 지자체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등 대덕특구에 소재한 국내 유수의 연구기관과 도박 게임 생태계의 성공적 구축을 위한 협의체를 결성해 도박 게임 등의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지자체에서 이를 실증하고 확산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개별 지자체는 메타버스 환경과 인공지능 솔루션을 활용해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율주행,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등 지역 내 특화된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사회복지, 교통, 안전, 환경 분야 등에도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시류 편승 강박관념 실패 위험…세밀한 준비·신중한 접근 필요
한편, 이처럼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이처럼 경쟁적으로 메타버스 산업 육성 추진 방안 수립에 몰입하는 것과 달리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각도 존재하고 있다. 현재 광역지방자치단체들이 일제히 메타버스 산업을 표방하며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를 실제적으로 실행하고 관련 사업에 접목할 만한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타버스 산업 육성 방안이 곧바로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보증수표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 도박 게임 열풍에 힘입어 의욕적으로 시행한 도박 게임 활용 각종 사업이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메타버스를 산업적으로 냉정하게 보지 않고 추종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이러한 인기와 시류에 뒤처지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매몰된 나머지 충분한 검토나 준비 없이 사업을 실행해 실패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라서 관련 전문가들은 “지방자치단체들이 메타버스 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기에 앞서 메타버스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라보는 시각을 배제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며 민관 소통을 통해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는 한편 메타버스 비즈니스모델의 구상에서 설계, 접근성까지 심사숙고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최소화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