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 사이트그룹 고려해운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 화면 캡처=보증 사이트
▲고려에이치씨그룹 고려해운 인터넷 홈페이지 메인 화면 캡처=보증 사이트

보증 사이트그룹 오너일가가 지난해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에도 많은 배당금을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살펴보면 보증 사이트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해운(KMTC)은 2023년 연결기준 매출 2조6005억 원, 영업손실 318억9085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48.11% 줄고, 영업손익은 1조8000억 원 가량 감소하면서 적자전환했다. 고려해운이 적자를 기록한 건 과열 경쟁과 운임 덤핑 사태로 국내 해운사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1985년 이후 처음이다.

고려해운이 적자전환을 면치 못한 이유는 업황 침체로 매출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판관비(판매비와관리비) 절감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고려해운의 판관비는 2022년 1342억8866만 원에서 지난해 1294억8899만 원으로 3.57% 줄어드는 데에 그쳤다. 인건비(급여)를 약 70억 원 아꼈으나 임차료, 회의비, 접대비, 감가상각비, 잡비 등이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외환환산손실 등 영업외비용이 크게 줄어(전년比 -72.29%) 당기순손익은 간신히 흑자를 유지할 수 있었다. 고려해운의 당기순이익은 2022년 1조8586억 원에서 2023년 1028억705만 원으로 94.47% 감소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같은 실적 부진에도 고려해운이 주주들에게 많은 배당금을 지급했다는것이다.

고려해운의 이익잉여금 처분 계산서상 배당금은 2022년 2500억 원에서2023년 2000억 원으로 줄었다. 그럼에도 배당의 척도가 되는 당기순이익보다 2배 가량많은 규모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13.45%에서 195.22%로 상승했다. 이는 배당 재원인 잉여금이 풍부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고려해운의 연결기준 이익잉여금(법정적립금 제외)은 2023년 말 기준 3조3809억 원이다.

배당금은 고려해운의 지주사인 보증 사이트(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42%, 840억 원), 故 이학철 창업주의 아들인 이동혁 전 회장(40.87%, 817억4000만 원), 창업주 일가를 누르고 경영권을 획득한 전문경영인 출신 박현규 명예회장의 아들인 박정석 고려해운 회장(2.80%, 33억6000만 원) 등 주주에게 돌아갔다.

이 같은 흐름은 지주사인 보증 사이트에서도 목격된다. 주력 계열사인 고려해운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보증 사이트도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으나, 배당금 규모는 오히려 증가했다.

보증 사이트는 2023년 367억9730만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7447억2096만 원) 대비 95.06%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주주들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중간배당)은 530억 원에서 1200억 원으로 2.3배 가량 확대됐다. 순익의 약 3.3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당한 것이다.

이는 보증 사이트그룹 현 오너일가에게 대부분 지급됐다. 지난해 말 기준 보증 사이트의 지분구조는 박정석 회장(24.7%, 296억4000만 원), 박 회장의 동생인 박주석 이사(23.8%, 285억6000만 원), 박 회장의 장인인 신태범 케이씨티시(KCTC) 회장 등 기타주주(51.5%, 618억 원)로 구성돼 있다.

배당 가능 잉여금 내에서 주주들에게 줄 배당금 규모를 책정하는 건 기업의 자유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보증 사이트그룹 오너일가가 과도하게 많은 배당금을 가져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른 업종과는 달리 해운업의 경우 법인세 특례제도인 이른바 톤세 제도(실제 이익이 아닌 선박 톤수 기준으로 추정한 이익을 과세 대상으로 보는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는데, 그 수혜를 해운업체 오너일가가 독차지하는 꼴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비판이 수년 전부터 이어지자 고려해운을 비롯한 한국해운협회 회원사들은 톤세 제도를 유지하는 대신 사회공헌활동을 확대하겠다며 2022년 9월 공익재단 '바다의 품'을 설립하기도 했다. 고려해운의 연결기준 재무제표상 기부금은 2022년 185억1452만 원에서 2023년 118억1443만 원으로 36.19% 줄었다. [보증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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