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공사미수금이 증가하고 있다. 매출과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받아야 할 돈을 제때 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펼쳐지면서 리스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2025년 3월 말 기준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공사미수금(청구분)은 4010억86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3305억1500만 원)보다 21.35%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플랜트(전년 대비 159.45%↑), 해외도급(84.30%↑), 국내주택(24.67%↑), 국내토목(6.45%↑) 등 국내외 다양한 사업장에서 일제히 미수금이 증가했다.
공사미수금이 존재하는 주요 국내 공사 현장은 '김해 율하 지역주택조합 신축공사' 사업 414억 원, '구미 인의동 공동주택 신축공사 2' 사업 391억8500만 원, '대전 선화동2 주상복합' 사업 209억9400만 원, '대전 봉명동 주상복합 신축공사' 사업 85억600만 원, '부산 장전동 지역주택조합 주상복합 신축공사' 사업 83억4100만 원 등으로, 대부분 지방 주택 사업이다.
해외의 경우 '머크 BIO P PROJECT'(Merck S. Korea Bio.P Project) 164억6300만 원, '몽골 SOLONGO 공공주택 1단지'(Construction works of Solongo Affordable Housing Complex 1 Project in Mongolia) 사업 92억1800만 원 등 현장에서 미수금이 발생했다. 또한 '춘천-속초 철도건설 제8공구 및 강릉-제진 제6공구 노반신설 기타'(79억1200만 원) 등 국내 플랜트 사업장에서도 청구한 공사비를 받지 못했다.
미수금 증가는 매출·일감 감소 현상과 함께 나타나고 있다.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은 올해 1분기 건설, 주택, 토목 등 주택 사업을 통해 매출 5304억5100만 원(연결기준)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76% 줄어든 수준이다. 먹거리도 부족해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수주잔고는 12조137억 원으로 전년 말(11조6590억 원)보다 3.04% 늘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전체 사업 수는 244개에서 204개로 16.39% 감소했다.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은 지난 4월 초에도 '대구 칠성24지구 재건축사업'의계약 해지 공시를 낸 바 있다.
매출과 일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공사미수금이 확대되는 건 리스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도 이 부분을 이미 인지하고 관리에 들어간 눈치다.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이 재무제표상 미수금에 대해 설정한 대손충당금은 2024년 1분기 52억1800만 원에서 2025년 1분기 176억5900만 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미수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률은 7.5%에서 34.0%로 5배 가량 늘었다. 대손충당금은 미수금 등 매출채권을 제대로 회수하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재무제표에 미리 인식한 금액을 뜻하는 것으로, 향후 실제 손실이 생기면 대손충당금을 차감해 처리한다. 즉, 대손충당금을 늘렸다는 건 손실 가능성이 전보다 높아졌다고 회사 내부적으로 판단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대손충당금을 늘린 것 자체가 리스크 관리의 일환이기도 하다.아울러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공사미수금이 불어난 건 일부 주택 사업의 준공 시기, 플랜트 사업의 계약 구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해석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확대됐다. 공사비 회수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현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문제는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외적 요인들로 인해 건설업계의 불황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코오롱글로벌의 공사미수금 증가와 매출·일감 감소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만큼 비용 관리 등 내실경영에 집중해야 리스크를 완화시킬 수 있을 전망인데, 낙관적으로 보긴 어려운 실정이다.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95억9224만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55배 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은 -165억9016만 원에서 -368억7372만 원으로 오히려 손실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이는 이자비용(2024년 1분기 192억3900만 원→2025년 1분기 400억4200만 원) 등 금융 부담 확대되고, 282억7300만 원 규모 기타의대손상각비(회수 불가능한 채권에 대한 손실을 비용 처리)를 반영한 탓이다.
이와 관련, 코오롱온라인 검증 사이트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주택부문에서 대규모 신규 수주를 통해주택 외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리스크 분산과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올 들어원가율이 정상화됐고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대폭늘어 수익성 회복을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