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제조 전문 건설사인 온라인 검증 사이트 임원들이 최근 연이어 자사주를 장내에서 사들이고 있다. 표면적으론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가 부양 신호를 자본시장에 보내려는 행보처럼 보이나, 모기업인 베이스의 불안정한 재무구조를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도 읽힌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손병재 온라인 검증 사이트 대표이사(CEO)는 온라인 검증 사이트 5만 주를 지난 13일 장내 매수했다. 손 대표가 해당 거래에 투입한 돈은 5740만 원(1주당 취득단가 1148원)이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최환진 경영지원본부장 상무는 두 차례에 걸쳐 1168만 원(1주당 취득단가 1168원)을 들여 온라인 검증 사이트 주식 1만 주를 매입했다 해당 거래를 통해 손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0.08%에서 0.17%로 확대됐고, 최 상무의 지분율은 0.02%에서 0.03%로 늘었다.
두 사람이 자사주를 매입한 이유는 실적 개선 자신감을 대외에 내비치는 동시에 주가 하방을 떠받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온라인 검증 사이트는 연결기준 매출 2603억7967만 원, 영업손실 180억9732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2%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도 26억763만 원에서 -219억2470만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건설 경기 침체로 매출이 축소된 가운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원가율이 악화(2023년 94.50%→2024년 99.22%)되고, 차입금 확대와 고금리 영향으로 금융비용이 증가(43억 원→59억 원)한 탓이다.
이 같은 실적 부진 여파로 인해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주가는 2024년 1월 2일 기준 1659원에서 같은 해 12월 30일 1260원으로 24.05%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 온라인 검증 사이트는 실적 반등을 예고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검증 사이트는 2025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559억5714만 원, 영업이익 36억5099만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분기보고서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흑자전환을 이뤘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익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출신인 손병재 대표가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을 통해 확보한 PC 일감이 실적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주가 흐름은 여전히 신통치 않은 실정이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온라인 검증 사이트 주식은 지난달 장중 한때 1주당 1120원에 거래됐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온라인 검증 사이트 주가는 이달 들어서도 최저치와 근접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5일 종가 기준 온라인 검증 사이트 주가는 1142원이다.
이는 국내 건설업이 불황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해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자체적인 문제점들도 주가 부진에 적잖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5년 3월 말 연결기준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38억8702만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4.29% 감소했다. 흑자전환을 달성해 같은 기간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전년 동기 대비 플러스(25억7035만 원)로 전환했음에도 오히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순유출된 것이다. 또한 부채비율은 182.98%, 유동비율은 123.23%로 재무건전성 지표가 안정적이라고 보긴 어려운 편이다. 이 가운데 온라인 검증 사이트는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리스크가 불거진 사업장인 '안성 성은지구 복합물류센터'(안성성은물류PFV)에 이자 재원을 제공코자 54억5455만 원을 대여해준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모기업의 사정이다. 온라인 검증 사이트는 베이스그룹 산하 건설 계열사로 최대주주는 베이스(온라인 검증 사이트 지분 44.73% 보유)다. 베이스는 김성집 베이스그룹 회장의 셋째 아들인 김수성씨가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베이스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매출 6016억8688만 원, 영업손실 231억4023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14.40% 감소했으며, 영업손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600억133만 원으로, 적자폭이 9배 가량 확대됐다. 이에 따라 베이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23년 474억9101만 원에서 2024년 147억4452만 원으로 68.95% 줄었고, 동기간 부채비율은 342.87%에서 545.31%로 악화됐다.
이 가운데 베이스는 현재 온라인 검증 사이트 주식 1173만 주(베이스 보유 온라인 검증 사이트 전체 주식 중 43.88%)를 담보로 내놓고 민국저축은행, 푸른저축은행, 엔비에이치캐피탈 등 금융권으로부터 총 85억 원 규모 주식담보대출(계약 3건)을 받은 상태다. 3건의 주담대 모두 이자율 8.50~9.50% 수준의 고금리 대출이다. 이중 1건(45억 원)은 담보 유지비율이 200%로 설정돼 있는데, 해당 계약은 담보물인 온라인 검증 사이트 주식 가치가 이미 담보 유지비율 아래로 떨어진 실정이다. 주가 하락세가 지속될 시 추가 담보 제공, 반대매매 위험 등이 현실화될 수 있다.
이를 감안했을 때 손병재 대표, 최환진 상무 등 온라인 검증 사이트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은 단순 책임경영 차원에서 나아가 모회사 주담대 리스크를 방어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 성격을 띤 조치라고 평가할 수 있어 보인다. 실제로 손 대표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장내매수를 단행했으며, 최 상무는 이번이 첫 자사주 장내 매입이다. 두 사람 모두 최근 베이스의 주요 주담대 계약이 연장된 직후 주식 매수에 나섰다.
자사주 매입은 자본시장에서 일반적으로 긍정적 신호로 해석된다. 그러나 실적 개선이 현금흐름으로 연결되지 않는 구조에서는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더욱이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경우 자체적으론 반도체 인프라 등 특화된 PC 수요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베이스그룹 전반적인 재무구조는 온라인 검증 사이트의 독자적 노력만으론 개선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특히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일 전망이다. [뉴스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