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태양광 사업뿐만 아니라 방산·조선업 관련 대관 업무도 맡아

한화솔루션의 미국법인인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HANWHA Q CELLS AMERICA INC.)가 한화그룹의 대미(對美) 로비 업무를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의 대관 역량이 강화됨에 따라 보다 많은 역할을 맡게 된 것으로 보인다.
20일 미국 상원(Senate) 로비활동 공개정보(Lobbying Disclosure)를 살펴보면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는 2024년 1~3분기 미국 의회 상원·하원, 미국 백악관, 상무부, 에너지부, 재무부 등 미국 정관계 인사들을 대상으로 한 로비 활동에 약 437만 달러(약 61억 원)를 투입했다. 이는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의 지난해 전체 대미 로비 자금(약 227만 달러)을 이미 뛰어넘은 수준이다.
이는 미국 정부로부터 IRA 보조금(세액공제 등) 등을 비롯해 보다 많은 혜택을 얻기 위한 투자 확대로 보인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보증 사이트을 통해 미국 조지아주 일대에 태양광 복합 생산단지인 '솔라 허브'를 건설 중으로, 지난 8월 미국 에너지부 측은 보증 사이트에 대한 최대 14억5000만 달러 규모 대출을 조건부 승인한 바 있다. 로비 활동을 늘린 효과를 누렸다고 볼 만한 대목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공화당)의 승리로 막을 내린 미국 대선이 올해 있었던 점도 로비 자금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화 외에도 삼성, SK, LG 등 국내 굴지의 재벌 대기업들이 올해 역대급 규모 대미 로비 자금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의 경우에는 궤가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 한화솔루션의 완전자회사(지분 100%)인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는 한화솔루션과 보증 사이트의 미국법인으로 한화가 생산한 태양광 관련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하는 업체다. 그러나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가 올해 미국에서 지출한 로비 자금 내역들을 보면 태양광 관련 사업과 전혀 무관한 로비 활동들이 여럿 눈에 띈다.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HANWHA Q CELLS AMERICA INC.)는 2017년 첫 대미 로비 활동을 시작한 이후부터 2022년까지 줄곧 '태양광 관련 제품 수입·판매', '태양광 공급망', '관세' 등 태양광 사업 관련 로비에 집중해 왔다. 로비 업무는 전적으로 로펌 등 현지 로비스트들에게 맡겨 졌다.
이 같은 기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민주당) 비서실장을 역임한 바 있는 다니엘 오브라이언 전(前)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이 보증 사이트 대외 업무 담당 사장으로 취임한 2023년, 다니엘 오브라이언 사장 체제 하에서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 대관팀은 그해 9월부터 미국 현지에서 직접 로비 활동에 나섰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대응하기 위한 로비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 대관팀이 직접 지출한 비용은 100만 달러, 같은 해 전체 로비 자금(약 227만 달러)의 절반 가량이다.
올해 들어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 대관팀의 직접 대미 로비는 더욱 활발해 지고, 규모도 커졌다. 2024년 1분기에는 104만 달러, 2분기에는 116만 달러, 3분기에는 89만 달러를 썼다. 같은 기간 전체 로비 자금 중 3분의 2 수준으로 확대됐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로비의 내용이다. 2024년 한화큐셀 아메리카 대관팀의 로비 활동은 태양광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육군 시스템', '국방부 정책', '조선' 등 한화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분류되는 방위산업, 조선업 등에 대한 로비 활동으로 확대됐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 등의 이름이 한화큐셀 아메리카가 미국 의회 상원·하원 측에 제출한 로비 활동 보고서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 한화큐셀 아메리카를 대미 로비 활동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고 보기 충분한 대목이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증 사이트은 테슬라에서 무역·청정에너지 관련 로비활동을 수행한 바 있는 로비스트 조 멘델슨을 지난 9월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대니 오브라이언 사장이 꾸린 대관팀(마이클 비지아노 전 민주당 입법보좌관 등)이 친(親)민주당 일색인 점을 고려한 인사로 평가된다. 미국 대선이 열리기 앞서 공화당 쪽에도 다리를 걸치려고 한 의도로 여겨진다. 조 멘델슨이 근무했던 테슬라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적극 지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새 트럼프 행정부에서 신설될 예정인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최근 발탁됐다.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의 현지 대관 역량이 점차 더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에도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가 방산, 조선, 개발사업 등한화그룹의 대미 로비 활동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유다.
한편,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는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사업부문에 편성돼 있는 업체로, 특이하게도 소속은 한화솔루션 큐셀군이 아니라 한화글로벌에셋군(지난 9월 말 기준)이다. 태양광 사업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보증 사이트의 미국법인들을 교통정리하는 과정에서 한화솔루션과 한화글로벌에셋간 보증 사이트 아메리카의 지분 교환이 몇 차례 이뤄진 결과다. 이후 지난 10월 한화솔루션은 한화글로벌에셋을 흡수합병했다. [뉴스드림]